"글쎄요, 훌륭한 인재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면 좋은데…. 돌아온 후 다시 떠나진 않아야겠죠."
어느 식사 자리에서 만난 한 과학기술분야 연구자의 말이다. 정부가 이달부터 해외인재 유치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다. 그는 "한국에 있는 연구자의 처우도 개선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4대 과학기술원(KAIST·DGIST·GIST·UNIST)이 이달 미국 유수 대학이 위치한 미국 보스턴, 실리콘밸리 등지에서 AI(인공지능) 융합분야 박사후연구원 영입을 위한 채용설명회를 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반(反)이민 정책과 대규모 R&D(연구·개발) 예산삭감으로 미국 내 연구환경이 불안해진 틈을 타 우수인재를 국내로 끌어오려는 전략이다.
채용대상은 모든 해외인재지만 사실상 미국으로 떠난 우리나라 젊은 연구자의 '리쇼어링'을 독려하려는 목적이 크다. 고연봉, 안정적 환경 등의 장점을 보고 해외로 옮긴 유능한 인재를 다시 국내로 불러오려는 것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최소 9000만원의 연봉을 제시했다. 국내 박사후연구원 평균연봉의 약 2배다. 기업과 연계를 통해 연봉을 1억원 이상까지 높일 계획도 있다. 박사후연구원은 박사과정을 마친 후 대학이나 기업에 정식으로 자리잡기 전 경력을 쌓는 기간이다. 말하자면 연구자로서 본궤도에 오르기 전 단계로 1억원대 연봉은 매력적인 조건일 수 있다.
하지만 연봉만으론 귀국이라는 선택을 유도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연구자 개인으로서는 귀국과 동시에 미국에서 커리어가 중단되는 셈이다. 인생은 장기전이다. 박사후연구원도 결국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일자리의 질과 규모, 모든 면에서 전 세계를 압도하는 미국 시장을 버릴 수 있을까. "진짜 '게임체인저'는 일자리와 안정적인 환경"이라고 연구자들은 입을 모은다. 최상위 성과를 위해 연구할 수 있는 환경과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약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트럼프 시위로 한창 시끄러운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박사후연구원과 마침 연락이 닿았다. 한국에 돌아올 생각이 있는지 넌지시 물었다. 그는 잠깐 고민하더니 답했다. "그래도…, 미국에 좀 더 있어 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