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대한민국'이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세금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동맹국에도 예외없이 '관세 청구서'를 내밀었다. 한국이 받아든 상호관세율은 25%다. 유예기간(8월1일) 종료까지 미국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면 미국에 수출할 때마다 25%의 관세를 내야 한다. 철강(50%)과 자동차(25%)는 이미 품목별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미국에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와 시장 개방 등을 약속하고 얻어낸 상호관세율은 15%다. 한국은 이들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한다. 관세율을 최소 15%까지 낮추지 못하면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는 치명적 타격을 입는다.
국가뿐 아니라 진짜 주식회사인 기업도 위기다. 이유는 역시 세금이다. 관세 불확실성에 이재명 정부 첫 세제 개편 공포가 더해진다. 현재까지 나온 세제개편 방향성은 사실상 증세다.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는 '정상화' 개념을 내세우지만, 증세를 증세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증세'일 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세제개편 관련 당정협의 직후 "이번 법인세율 인상은 2022년 수준으로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법인세를 더 내야 하는 이유와 명분은 안 읽힌다. 세수 결손을 메우고 이재명 대통령 공약 이행 재원을 마련하려는 조치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법인세 수입이 단순히 세율보단 기업 실적에 더 좌우된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3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법인세를 '0원' 신고했다. 반도체 산업 불황 여파로 2022년 삼성전자가 11조5300억원, SK하이닉스가 4조6700억원의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세율이 더 높았다고 해도 이들이 낸 법인세는 0원이었다.
발등의 불인 대미(對美) 관세 협상에서도 기업 역할은 절대적이다. 대미 투자 확대, 조선산업 협력, 알래스카 자원 개발 등 정부가 내밀 수 있는 협상 카드 대부분이 결국 기업몫이다. 관세 폭풍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기업이 살아남고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숨통을 틔워줄 정책이 절실한 때란 의미다.
무엇보다 법인세 인상은 배당 감소, 급여 인하, 가격 인상 등을 불러와 결국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주주(국민)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