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방탄소년단 폭발력이 더 강해진 이유는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중원대 특임교수
2026.01.30 02:05
김헌식(대중문화평론가/중원대 특임교수)

방탄소년단(BTS)이 월드투어 공연 '아리랑'의 북미와 유럽 전회차 매진사례로 화제를 불러모았다. 북미 12개 도시 31회, 유럽 5개 도시 10회 등의 공연을 할 예정이었는데 팬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1회차를 추가해 34개 도시 82회로 사상 최대규모가 됐다. 도장깨기 콘셉트도 주목받는다. 미국 엘파소 선볼스타디움, 폭스버러 질레트스타디움, 볼티모어 M&T뱅크스타디움, 스탠퍼드 스타디움, 알링턴 AT&T스타디움 등은 K팝 아티스트 사상 최초라는 기록과 함께 웬만한 팝스타도 설 수 없는 무대여서다. 영국 BBC가 입장권 수익만 최소 10억달러(약 1조4487억원)로 추산한 게 맞다면 테일러 스위프트, 밴드 콜드플레이에 이어 2020년대 전 세계 3대 투어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무엇보다 3월20일 발매 예정인 앨범 '아리랑'은 1주일 만에 선주문량이 406만장을 넘어섰다. 342만장을 기록한 정규4집 '맵 오브 더 소울(MAP OF THE SOUL) : 7'을 넘어선 자체 최단 신기록이다. 새로운 기록들은 3월21일 광화문 공연으로 더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광화문 공연은 일단 방탄소년단의 브랜드가치를 높였다. 광화문 앞 공연은 개방형 컴백공연을 지향한다. 공공성에 바탕을 둔 광화문 공연은 특히 무료라는 점이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을 강화했다. 1만8000명이 현장에 초대되고 이를 글로벌 OTT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한다는 점은 달라진 콘텐츠 소비문화를 말해준다.

보통 무료로 생중계된다면 앨범과 음원 그리고 콘서트 소비가 덜할 수 있다. 하지만 K팝 비대면 라이브 생중계는 대면 콘텐츠 확인에 대한 열망을 더 불러일으킨다. 적어도 팬심을 다진 아티스트라면 더욱 그러하다.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이 강조한 기술복제 시대 예술작품의 아우라가 갖는 가치를 말해주는 듯하다. 즉 디지털 시대에는 더욱 원본에 대한 확인소비가 강화되는 것이다. 이는 이미 코로나19 엔데믹 상황에서 경험한 적이 있다. K팝을 위시한 K콘텐츠의 팬덤확장은 한국 대면방문 경험의지를 확장했다. 애초 방탄소년단의 군입대는 더욱 확장된 모멘텀을 구축할 것으로 예견됐다. 스마트 모바일 시대에 군백기는 없으며 병역이행은 오히려 불확실성을 해소해줬다.

무엇보다 현명한 전략이 주효했다. 개별성과 완전체의 융합모델이다. 2022년 12월13일 진이 입대하기 전부터 멤버들은 각자 솔로활동을 했고 이는 멤버들 자체의 브랜드 효과는 물론 역량을 강화했다. 이런 개별 활동은 각 구성원의 볼륨을 키워 완전체로 컴백할 때 외연이 더 확장될 수 있었다. 이는 여러 명의 멤버로 구성되는 K팝 아이돌의 특징을 배가한 것이다. 기존 K팝 아이돌이 해체되거나 각자 솔로활동에만 치중했을 때와 달랐다. 더구나 최근 K팝 일각에서 제기된 한국 홀대론을 보기 좋게 해소해버렸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K팝은 글로벌 팬덤에 기울었고 해외활동으로 직행하는가 하면 심지어 K팝에서 'K'를 떼려는 움직임도 있으며 현지화 전략에 따라 외국인 다문화그룹에 치중하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은 새로운 앨범의 콘셉트를 '아리랑'이라는 우리 음악에 기반하고 한국을 상징하는 광화문에서 무료공연까지 하며 K팝은 한국이 중심이라는 점을 다시금 각인하려 한다.

이러한 면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이후 바뀐 문화적 상황을 순발력 있게 끌어안은 것이다. 케데헌으로 인해 K팝이 확실히 자리매김했고 한국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도 한껏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방탄소년단의 한국적인 콘셉트와 공연은 더욱 이러한 흐름에 부응할 수 있었다. 요컨대 '따로 같이'의 개별-완전체 매니지먼트와 글로벌 콜라보의 시너지 효과 등이 방탄소년단의 화력을 강화한 것이다. 이러한 점은 방탄소년단은 물론 K컬처 전반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2026년엔 한국을 향한 구심에 바탕을 두고 글로벌 확장력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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