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가본 식당은 구글지도에 편집증적으로 저장하는 습관 때문에 지인들이 좋은 식당을 소개해달라고 한다. 그럴 때면 좋은 식당의 조건으로 첫째 청결도, 둘째 접객태도(서비스), 셋째가 맛이라고 이야기한다. 식당은 많은 타인이 같이 밥을 먹거나 먹고 간 곳이다. 따라서 식당의 주방에서 화장실까지 위생상태는 너무도 중요하다. 위생상태가 불결하면 필연적으로 알게 모르게 식중독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여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도와 습도가 낮아 세균증식에 불리한 겨울에도 조심해야 할 식중독의 주범이 있다. 바로 노로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위생관리의 작은 허점을 정확히 파고든다는 점이다. 식재료 세척이 충분하지 않거나 조리자의 손 위생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조리도구와 작업대가 반복적으로 소독되지 않은 경우 감염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특히 대량조리가 이뤄지는 대중식당이나 급식환경에선 한번의 실수가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극히 적은 양으로도 감염이 가능한데 단 10여개 바이러스 입자만으로도 사람을 아프게 만들 만큼 전염력이 강하다. 감염되면 갑작스러운 구토와 설사, 복통이 동반되고 증상이 보통 2~3일 지속되는데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기도 한다. 특히 노인과 소아, 만성질환자는 탈수로 인한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비외피(non-enveloped) RNA 바이러스다. 외피가 없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환경 저항성이 매우 강하며 이것이 높은 전염력의 핵심 원인이다. 낮은 온도에서도 장기간 생존할 수 있고 단순한 소독으론 잘 제거되지 않아 겨울철이라 해서 안심할 수 없다.
이 바이러스는 단일 가닥 양성 RNA로 돼 있어 돌연변이가 잦고 이로 인해 다양한 변형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한번 감염됐다고 해서 장기면역이 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걸렸던 사람도 다시 감염될 수 있는 이유다. 전파경로는 주로 분변-경구(fecal-oral) 경로다. 오염된 손, 식재료, 조리기구를 통해 음식으로 전파되며 감염자의 구토물에서 발생한 에어로졸을 통해 공기 중 전파도 가능하다.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비교적 강하지만 완전히 익히면 불활성화된다. 일반적으로 85~90℃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감염력이 크게 감소한다. 반면 생굴이나 덜 익힌 해산물처럼 가열되지 않은 식품은 주요 감염원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치료는 수액공급 등 대증요법에 의존하며 예방의 핵심은 철저한 손씻기, 염소계 소독제 사용, 조리환경 관리다. 과학적으로 보더라도 노로바이러스 대응의 본질은 첨단기술이 아니라 기본 위생수칙에 있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이 음식의 맛이나 외형으로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음식이 깔끔해 보이고 맛이 뛰어나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바닥과 테이블 상태, 수저통의 위생, 화장실 관리수준을 보면 그 식당이 위생을 얼마나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맛집을 이야기할 때 풍미와 가격, 분위기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아무리 맛이 뛰어나도 위생이 뒷받침되지 않은 음식은 결국 건강을 망친다. 청결은 비용이 아니라 신뢰에 대한 투자며 장기적으로는 식당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다. 특히 노로바이러스처럼 알코올 소독만으로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환경에서 오래 생존하는 특성을 고려하면 손씻기와 조리환경 관리 같은 기본수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는 경제가 발전하면서 국민의 위생에 대한 인식도 향상됐고 또한 청결한 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식당의 주인부터 종업원까지 모두 기본적으로 위생관념이 있어 조금의 관심으로 방지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