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연구에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영향으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40년대엔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이란 가능성을 제기한다. 세계 최저수준의 출생률은 단기간에 크게 반등하기 어렵고 저출산은 선진국 전반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흐름이기도 하다. 경제성장을 전제로 설계된 연금·의료·국방 등 사회·경제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물론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제도를 개편하는 논의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급격한 제도조정은 사회적 저항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제도개혁과 병행해 잠재성장률 하락을 완화하거나 반전할 성장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핵심수단으로 주목받는 것이 산업 전반의 AI(인공지능) 전환이다. 제조업 AI 전환(M.AX)을 비롯해 각 산업에서 AI를 활용한 공정혁신과 비용절감, 품질개선을 통해 총요소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성장전략의 또 다른 축은 자원의 효율적 재배분이다.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 인력과 자본이 이동해야 경제 전체의 효율이 개선된다. 우리 경제는 기업의 규모에 따른 생산성 격차가 여전히 크다. 따라서 기업이 일정규모 이상으로 성장토록 제도적 인센티브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규모별 차등규제로 인한 이른바 '피터팬증후군'을 완화하는 것만으로도 경제성장에 상당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난다. 성장의 사다리를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을 낮추는 것 자체가 중요한 생산성 정책이라는 의미다.
산업간 인력이동의 방향도 재검토해야 한다. 2015년 전후 10년 동안의 생산성 기여도를 보면 개별 산업의 생산성 향상 기여도는 대체로 유사했지만 인력이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부문으로 이동한 것이 전체 생산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과거에는 제조업 등 고생산성 부문에서 이탈한 인력을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업이 흡수하며 고용을 유지했으나 인구감소 국면에 돌입한 시점엔 이 같은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 이제는 고생산성 부문에서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그 방향으로 인력 재배치를 유도해야 한다.
AI 확산이 가져오는 고용구조의 변화 역시 중요한 과제다. 기업들은 AI 도입과정에서 기존 숙련인력의 고용은 유지하면서 신규채용을 줄이는 경향을 보인다. AI가 숙련편향적 기술이라 장년층 고용은 일정부분 방어되지만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은 더욱 어려워진다. 동시에 산업현장에서는 민첩한 스타트업이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대기업과 협업하는 구조가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청년인재의 역할이 중요함을 뜻한다.
결국 해법은 분명하다. AI 전환을 통해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기업의 규모가 커지는 것을 가로막는 제도적 장벽을 완화하며 고생산성 부문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업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청년세대가 성장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구감소 시대 성장과 고용의 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민관이 협력해 새로운 균형을 모색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