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861억달러로 역대 월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반도체, 스마트폰 등이 호실적을 거둔 결과지만 석유 관련 제품의 수출입 동향 등 속내를 뜯어보면 우려가 커진다. 특히 수출제한 조치가 내려진 시기 이후 유화제품의 수출이 10% 이상 줄어들고 원유 도입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3월 수출이 전년보다 48.3% 늘어난 것은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328억3000만달러)이 151.4% 폭증한 영향이 크다. 주요 품목인 석유제품 수출도 유가급등으로 수출단가가 크게 상승하며 전년 대비 54.9% 늘어난 51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월초와 중순 이후 수출전망과 실적이 180도 달라졌다. 휘발유·경유에 대한 수출통제가 시작된 지난달 13일 이후 해당 제품의 수출이 전년 대비 각각 5%, 11% 줄었다. 지난달 27일부터 수출제한에 들어간 나프타의 3월 수출물량도 22% 감소했다.
수출입 물동량이 경색된 것도 문제다. 이란이 우리 에너지 수입의 통로인 중동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한 데 이어 중동과 유럽행 수출물량이 통과해야 하는 홍해마저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을 받고 있다. 당장 원유와 가스수입이 각각 5.2%, 19% 줄어든 것이 대표적이다. 원유수급 불안은 성장률 둔화와 물가상승 등 경제 전반의 충격으로 이어진다.
수출입 기업들엔 선박확보와 운임상승, 보험료 증가, 물류차질 등의 부담이 고스란히 돌아온다. 정부는 전방위 에너지 수급계획을 짜고 대체물량 확보에 나서는 한편 기업의 물류 리스크 관리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원가급등과 수출입 차질에 직면한 기업들에 대한 유동성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정부와 기업은 유가·환율·물가 3중고의 장기화에 대비해 단계별 대응방안을 차근차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