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공언해온 다주택자 대출 규제와 만기 연장 제한으로 보유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집주인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은 여파다. 또 일부는 전세를 회수해 실거주 또는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 전월세 물량 부족에 더해 가격 상승도 이어지는 만큼 집값을 잡기 위해 임대차 시장 혼란을 방임해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전세 매물은 6일 기준으로 1만5000여건에 그쳐 1월말보다 30% 줄었다. 매물 감소는 자연스럽게 가격에도 영향을 줘 전셋값 상승률은 2월 0.08%에서 3월 말 0.15%까지 확대됐다. 서울 마포구, 노원구 등 일부 자치구에서는 1000가구 이상의 아파트 단지인데도 전세 매물이 한두건에 불과한데다 그마저도 1억원 이상 오른 곳들도 있다. 전셋값 상승은 집값을 흔들 수 있다. 서울 지역 임대차 물건을 잡기 어려워 경기도에 집을 사려는 흐름 때문에 경기 안양과 용인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뤄진게 대표적이다.
월세로 전환된 물량도 전반적인 물가 상승 영향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2월 151만원으로 1년 전보다 11.9% 급등했다.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반전세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은 70.3%를 기록하여 가파른 월세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데다 가격부담까지 심화된 것이다.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파고에 더해 주거비 상승은 가계 가처분 소득을 줄여 소비 위축과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진다.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이 임대차 시장의 불안정을 불러온 만큼 기존의 금융시장 연계 대책 외에 신축물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거래세 인하와 재건축 규제완화 등을 포함한 거래 활성화와 공급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 임대차 물량 확대를 고려해 서울시에서 제안한 등록임대 활성화 대책에 정부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임차인의 실질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월세액 공제율을 상향하고, 공제 한도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