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비타당성조사에 올리지 못하면 또 1년이 늦어집니다."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 주최로 열린 '우주상황인식(SSA) 포럼'에서 김시몬 공군 우주센터장(대령)이 한 말이다. 국내 우주 감시 역량 확보가 예타 지연으로 또다시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우주에서 발생하는 각종 상황을 감시·분석하는 SSA 인프라 구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사업 일정이 늦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급변하는 우주 안보 환경 속에서 독자적인 우주 정보를 확보하고, 국제 협력 체계에서 한국이 어떤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느냐와 직결되는 문제다.
그동안 미국은 동맹국들과 우주 감시 정보를 공유해 왔지만 최근에는 각국이 자체 역량을 확보하고 공동 부담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 우주를 감시하고 분석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향후 우주 안보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발사체 경쟁도 마찬가지다. 전천후 지구관측위성인 다목적실용위성 6호(아리랑 6호)는 유럽 발사체 '베가-C'에 함께 탑재될 이탈리아 위성 개발 지연으로 발사가 2027년 2분기로 미뤄졌다. 2022년 총조립과 우주환경시험까지 마쳤지만 4년 가까이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위성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우주에 올릴 국내 발사체 역량은 아직 부족하다. 결국 해외 발사체 의존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반면, 일본은 속도감 있게 우주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6월 12일 일본은 차세대 대형 로켓 H3 6호기 발사에 성공했다. H3는 일본이 우주산업 육성을 목표로 개발한 차세대 주력 발사체다. 성능은 물론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스페이스X의 재사용 발사체 팰컨9과 비견되는 모델로 꼽힌다.
일본 정부의 투자 확대도 눈에 띈다. 올해 우주 관련 예산은 1조엔(약 10조원)을 넘어섰다. 2023년 6119억 엔 수준에서 불과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우리나라의 우주항공청 예산(1조1201억원)과 비교하면 약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다카이치 신임 총리 역시 우주·항공 분야를 주요 성장 전략 중 하나로 제시하며 2040년까지 일본 우주시장을 13조엔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우주산업은 시간이 곧 경쟁력이다. 우주 감시망 구축도, 발사체 확보도, 민간 우주기업 육성도 한 번 늦어진 결정은 몇 년의 기술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다른 나라들이 속도를 높이는 사이 우리만 행정 절차와 검토를 반복할 여유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계획을 하나 더 세우는 일이 아니라 이미 세운 계획을 제때 실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