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자는 클로드에서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연결해주는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AI와 외부 데이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을 사용해보고 상당히 놀랐다. 공시는 기업의 재무와 경영현황을 보여주는 핵심 데이터다. 다만 인적·물적분할, 기업합병처럼 한동안 들여다봐야 이해할 수 있는 복잡한 공시도 많다.
MCP를 연결한 후, 상장기업 공시를 분석해달라고 하자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 '페이블(Fable) 5'는 불과 1~2분 만에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준의 답변을 내놓았다. 최근 3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기별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을 그래프로 그려달라고 했을 때도 2분 밖에 안 걸렸다. 클로드와 외부 데이터를 직접 연결시킨 MCP의 효율성과 페이블5의 높은 성능 때문이다. 이제 개인 투자자도 하려고만 한다면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준의 분석을 할 수 있게 됐다.
인공지능(AI)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통째로 바꿔 놓았다. AI발 혁명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는 빅테크가 하루가 멀다 하고 감원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6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체 인력의 2.1%에 달하는 48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만5000명을 내보낸데 이어 추가 감원에 나선 것이다. 메타도 올해 전체 인력의 10%을 감축키로 했으며 아마존도 1만6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발 감원의 직격탄을 맞은 건 청년층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가 AI의 고용충격을 추적하기 위해 만든 '카나리아 대시보드'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전체 직군에서 초년차(22~25세) 고용은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반면 35~40세 중간 관리층 고용은 1.6% 늘었다.
특히 초년차 고용은 AI 노출도가 가장 높은 직군에서 전년 대비 4.8% 감소했으나 AI 노출도가 가장 적은 직군에서는 1.2% 줄어드는 데 그쳤다. 기술 민감도가 높은 중간 관리층이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하며 수혜를 받은 반면, AI가 반복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초년차 고용은 줄었다.
한국에서도 AI는 청년 고용에 그늘을 드리우기 시작했다. 국가데이터처의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고용보험에 가입한 30세 미만 근로자는 223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5000명(2.8%) 줄었다. 고용보험 전체 가입자가 26만8000명(1.7%)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그 중에서도 30세미만 고용보험 가입자는 AI 영향이 큰 업종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정보통신업에서 작년보다 9.3% 줄었고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에서 4.1% 감소했다. 정보통신업에는 출판·영상업과 컴퓨터 프로그래밍, 정보서비스업이 포함된다.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연구개발, 법무, 회계, 경영 컨설팅, 건축설계 등으로 구성되는데, 하나같이 AI 활용도가 높은 분야다.
예전 같으면 신입사원에게 맡겼을 단순 반복업무를 숙련도가 높은 중간 관리층이 AI로 직접 처리하면서 청년 채용이 감소한 것이다. 전체 일자리가 줄기 전에 청년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관문부터 좁아지는 게 문제다.
AI는 위협인 동시에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다. 청년에게 3가지를 조언하고 싶다. 첫째, AI를 사수 삼아 스스로 배워라. 필자도 코딩을 배우면서 막힐 때 AI에게 묻는다. 예전에는 에러가 발생하면 물어볼 곳이 없어 그걸로 끝이었다. 지금은 AI가 사수처럼 문제를 해결해준다. 둘째, 혼자서 앱을 만들고 콘텐츠를 제작해서 스펙 대신 포트폴리오로 승부해라. AI는 진입장벽을 높였지만, 실행비용은 극적으로 낮췄다.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특정 전문 분야, 즉 도메인을 만들어라. AI를 쓰는 도메인 전문가가 AI만 아는 제너럴리스트보다 훨씬 강하다. AI는 거스릴 수 없는 대세다. AI에 대항하는 사람에게 AI는 위협이지만, 동행하는 사람에게는 축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