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교를 없앨 수 있을까[우보세]

정인지 기자
2026.07.23 05:30

[우리가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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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교육부

"학교의 적정 규모를 키우고 통합학교를 운영해야 하지 않나."

지난 8일 이례적으로 기획예산처와 교육부 두 장관이 직접 나선 '교육교부금 개편 토론회'에서 기획예산처 측 패널은 소규모학교의 비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실제 소규모학교가 유지되고 있는 배경을 살펴보면 경제논리로만 따질 수 없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서울 A초등학교는 강남구에 있지만 전교생이 66명에 불과하다. A초등학교는 최장 50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가 앞에 있다. 임대주택 주민들이 오래 거주해 고령화되자 학교는 점차 소규모화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수년간 A초등학교를 인근 B초등학교와 통합을 시도했지만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두 학교의 거리는 600m정도지만, 임대주택에서부터 B초등학교 거리는 1.4km로 두배가 늘어난다. 이 구간을 지나는 버스는 없다.

경기도 C초등학교는 전교생의 절반 이상이 다문화출신이다. 전교생 수는 162명으로 소규모학교지만 학급 수(특수학급 제외)는 15학급이나 된다. 다문화 학생 및 기초학력 지원이 필요한 아동이 많다 보니, 한 학급당 학생 수를 10명 안팎으로 적게 편성하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정규 교원 외에도 학습보조강사가 필요하다.

전남 D초등학교는 통학버스를 운영하지만 전교생이 19명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중 통학버스를 타는 학생은 모두 8명. 가장 먼저 버스를 이용하는 학생은 버스를 타고 50분을 걸려서 학교에 도착한다. 아파도 혼자 조퇴하기 어렵고, 모든 스케줄을 통학버스 출발시간에 맞춰야한다. D초등학교와 가장 가까운 E초등학교는 5.6km 거리에 있다. E초등학교의 전교생은 39명으로 두 학교를 통폐합시 학생들의 통학거리가 멀어지지만 지속가능성도 담보하지 못한다.

올해 전국 초등학교에서 단 1명이 입학한 곳은 총 209곳이다. 5년 전인 2021년 119곳 대비 75.6% 늘었다. 지역별로 경남(38곳)이 가장 많고 전북(35곳), 전남(33곳), 경북(29곳), 강원(21곳) 순이다. 신입생이 1명 뿐이지만 초등학교를 없애지 못해는 것은 '1면 1교'는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요구 때문이다. 일부 시도교육청은 '1면 1교' 원칙을 완화하고 있지만 학교조차 사라지면 마을이 소멸될 수 밖에 없다는 불안감이 크다.

언제나 그렇듯 사회 공공시설의 부재는 약자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어느 학교를 없애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것인가. 정부가 이에 대한 답을 낼 수 있을 때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교부금을 개편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인지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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