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담배제품 사용 경험률이 초등학교 6학년 시기 0.35%에 머물지만 고3이 되면 11.93%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청소년건강패널조사 내용이다. 청소년들이 성장 과정에서 유해한 흡연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음을 보여준다. 고3 남학생의 경우 최근 30일 동안 하루 이상 담배를 사용한 비율은 7.49%에 달했다. 일반담배(궐련)나 전자담배(액상형, 궐련형) 사용률에 큰 차이는 없었다.
청소년은 현행법상 담배 구입이 불가능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확보한다. 가정 내 흡연자의 담배를 빼돌리는 것은 예사고 노숙인이나 저소득 근로 노인들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대리구매도 성행한다. 청소년들은 단속이 느슨한 이른바 '뚫리는 가게'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하기도 한다.
청소년 흡연은 자신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2차 사회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흡연 청소년과 주민 간의 폭력 시비, 지도 교사에 대한 교권 침해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담뱃값 마련을 위해 친구의 돈을 빼앗거나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고 중고 거래 사기, 절도 등의 범죄에 손을 대기 쉽다.
최근에는 거부감 없는 맛과 향을 무기로 삼은 가향담배가 청소년들을 니코틴 중독으로 이끄는 '관문'이 되고 있다. 가향담배로 흡연을 처음 시도한 경우 비가향담배 사용자보다 흡연을 지속할 확률이 10.9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담배 소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수단은 가격 인상이다. 금전적 여유가 없는 청소년의 흡연 진입을 억제할 뿐 아니라 이미 흡연을 시작한 청소년의 소비량을 줄이는 효과가 크다. 실제로 2015년 담뱃값이 인상되고 이듬해 청소년 흡연율은 1.5%포인트 하락한 선례가 있다.
생활물가가 가파르게 치솟는 동안 담배 가격은 11년째 4500원 그대로다. 커피 한 잔 값에 불과한 가격은 청소년에게 아무런 진입장벽이 되지 못한다. 담배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환경을 그대로 둔 채 금연만 외치는 것은 개인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접근이다. 국가가 보호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가격 인상에 더해 허술한 판매 규제를 강화하고 금연교육, 전자담배 관리 정책을 촘촘히 엮어내야만 청소년을 유해환경에서 온전히 보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