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번번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시장을 살리겠다며 던진 정책들이 정작 시장에 닿기도 전에 방향을 틀어 거꾸로 날아드는 모양새다. 성급한 정책이 증시를 혼란에 빠뜨리고 개미(개인투자자)들을 떠나게 만든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이다. 해외 상장한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투자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상품을 허용했지만 극단적인 증시 변동성으로 이어졌다. 단일종목레버리지 상장 이후 변동성지수(V-Kospi)는 일평균 82.47포인트였다. 상장 직전까지 5월 일평균 수치가 68.9포인트, 4월 수치가 54.21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하루걸러 하루 사이드카가 울릴 만큼 변동성이 커지자 정부는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했지만 후폭풍은 적지 않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1100조원이 증발했다. 상장 초반 80조원까지 늘었던 거래대금도 19조원대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지난달 31일 단일종목레버리지 거래를 위한 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대책 시행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며 변동성도 다소 낮아졌다. 정부는 기본 거래 단위를 상향하고 개인별 투자한도 설정, 모의거래 도입 등도 추진한다.
그러나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추가 대책이 마무리되지도 않은 시점에 연이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개편안에 대한 잡음이 일었다. 정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에 생산적금융 ISA 도입을 발표했다. 국내주식으로만 투자 대상을 제한해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계좌다. 문제는 기존 ISA 혜택을 대폭 줄여 투자자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주가누르기 방지법 역시 비판 대상이 됐다. 상속·증여세를 줄이려고 주가를 일부러 낮추는 행위가 적발되면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편법을 사용해 빠져나갈 여지를 충분히 남겼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비판이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고 ISA, 주가누르기 방지법은 수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나 ISA, 주가누르기 방지법은 투자자들을 국장(국내증시)으로 유도하기 위해 설계된 정책이다. 그러나 당초 정책 목표와 달리 오히려 시장 혼란을 키우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 결과를 초래했다. 국내증시 활성화라는 취지는 중요하지만 정책 목표에만 함몰돼 구체적인 효과나 영향, 파급력 등에 대한 분석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섣부른 정책의 대가가 얼마나 큰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사태 때 이미 겪었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만큼 보다 세밀하고 디테일한 설계가 중요하다는 점은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