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시장이 매매·전세·월세가 함께 오르는 '트리플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84주 연속 상승하며 7.94%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 10명은 모두 연말까지 1.5~5%의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이들은 향후 1년간 전세와 월세도 모두 오를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이 매매·전세·월세의 트리플 강세를 전망한 이유는 분명하다. 수요는 계속 몰리는데 신규 입주 물량은 줄고 강남·여의도 등 정비사업 이주 수요까지 겹쳐 공급이 모자란다. 이런 시장에서 규제로 수요를 누르니 대출이 막힌 실수요자는 매수를 미루고 보유자는 세금과 갈아타기 비용 탓에 매도를 미룬다. 유통 매물이 감소하니 품귀현상으로 가격이 뛴다.
전세보증금 반환 부담과 수익성 저하로 임대인이 월세 전환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실거주 요건까지 강화돼 전세 공급도 줄었다.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될수록 남은 전세 매물은 줄고 전셋값은 뛴다. 비싼 전세와 월세에 내몰린 임차인은 감당 가능한 매물을 찾아 강북과 서울 외곽, 경기·인천의 중저가 아파트로 몰린다. 집값의 '평탄화'가 아니라 '갭 메우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X에 "강남불패는 이제 과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강남 3구의 최근 하락은 초고가 주택 규제에 따른 일시적 조정일 뿐이다. 풍선효과로 비강남 지역이 오르는 현상이 지속되는 것이다. 정부의 119만호 공적주택 계획은 주거복지 차원에서 의미가 있지만 시장이 원하는 도심의 민간 공급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기존 주택의 희소성만 높인다.

매매도 전월세도 오르는 시장에서 임차인의 불안을 방치하면 투기 억제는커녕 실수요자의 패닉 바잉과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만 키울 수 있다. 집값은 전 정부를 탓한다고 내려가지 않는다. 전세를 '사라져갈 제도'로 몰아간다고 안정되지 않는다. 투기를 겨냥한 대출·세금 규제만으로도 잡히지 않는다.
'부동산 투기공화국은 과거 이야기가 돼야 한다'는 대통령의 뜻에 이견은 없다. 그러나 정치적 수사로 서울의 신규 주택 부족과 전세 매물 감소라는 물리적 결핍을 해결하지 못한다. 수급 불균형이 원인이라면 수요를 억누르는 것 이상으로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시장에 대한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도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