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흔들리는 치안, 형사사법체계 안착 시급

머니투데이
2026.10.26 04:00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10.21.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인천 대형 쇼핑몰 흉기난동 사건, 서울 송파 장모 살인 사건, 서울 강남의 빌딩 연쇄방화 사건 등 최근 강력범죄가 잇따른다. 그동안 안전하게 여겨졌던 국민의 일상이 위험에 노출됐다. 범행 전 위험 신호를 포착해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사전 예방 체계의 실효성이 문제다. 여기에 10월 2일부터 검찰청이 78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는 형사사법체계의 대변혁이 일어났다. 하지만, 공소청과 경찰청은 여전히 직무대행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불안한 치안이 정치 논리에 떠밀려 더 흔들려서는 안 된다.

치안 강국으로 꼽히는 한국이지만, 연이은 강력범죄에 시민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하철과 쇼핑몰처럼 인파가 몰리는 공간에서는 낯선 사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 올해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3.9%가 '과거보다 범죄 발생 위험이 커졌다'고 답했다.

인천 흉기난동과 송파 장모 살인 사건 피의자는 외출제한을 어기거나 접근금지를 위반하는 등 위험 징후가 감지됐음에도 추가 조치는 없었다. 올해 1~8월에만 전자감독 경보가 506만건 발생해 2022년 연간 건수의 두 배에 달했지만, 전담인력은 오히려 줄어드는 등 업무 부담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치안강화는 과도기적인 형사사법체계의 안정화와 범죄 예방과 현장 대응을 담당하는 경찰 역량 강화로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도 중수청만 겨우 청장이 임명됐을 뿐 공소청장과 경찰청장 자리는 공석이다.

적법한 검증과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경찰청장부터 조속히 임명하고 경찰 지휘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 검찰청 폐지로 수사권한이 대폭 확대된 경찰의 수장을 22개월째 비워두는 건 무책임하다. 또한 확대된 수사 책임에 맞춰 인력·예산을 확충하고 수사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 올해 경찰의 사건 1건당 수사비는 1만8000원 수준으로 검찰(160만원)에 비하면 너무 빈약하다. 정부·여당은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성과를 조직 출범이 아니라 치안 안정으로 입증해야 한다. 이제 개편에 쏟아부은 정치적 역량을 현장 정상화로 돌려 '치안 강국'의 명성을 되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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