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일부 지역에서 휴업이 길어지는 학교가 발생함에 따라 올 여름방학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휴업이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경우 일선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과 학사일정 조정 등을 놓고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교육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휴업에 들어간 학교는 총 2208개교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절반 이상인 1431개교로 가장 많았다. 유치원이 414곳, 초등학교 587곳, 중학교 234곳, 고등학교 167곳, 특수학교 18곳, 대학교 9곳 등이다.
메르스 발생 후 지난 2일 전국에서 첫 휴업 결정을 내린 경기도의 A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이 8~12일 일괄 휴업 조치를 내리면서 열흘 이상 수업이 멈췄다. A학교를 포함해 이번 주부터 휴업에 들어간 경기도 일부 학교의 휴업기간은 메르스 확산 여부에 따라 더 길어질 수도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단 10일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11일에는 다음 주도 휴업을 할지 결정할 계획"이라면서 "메르스 확산세가 여전하면 휴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재 359개교가 휴업 중인 서울에서도 강남의 학교 2곳은 서울시교육청의 8~10일 일괄 휴업 조치에 앞서 지난 4~5일 이미 휴업에 들어가 일주일가량 학습 공백이 생긴 상태다.
게다가 각급 학교의 90%는 지난달 1~10일 등 최장 10일 동안 단기방학을 실시하고, 창의적체험활동 등을 다녀온 바람에 학사일정의 여유분 '실탄'이 넉넉하지 않다.
대학은 간호학과와 같은 보건의료계열 학과의 현장실습이 중단된 만큼 이에 대한 조치를 교육부에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초·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휴업이 연장되면 일선 학교 입장에서는 법정수업일수를 채워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당장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여름방학 기간을 줄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초·중·고등학교의 연간 수업일수는 190일, 유치원은 180일이다.
한 학교 관계자는 "휴업이 길어지면 학교장 판단에 따라 여름이나 겨울방학을 줄일 수 있어 크게 문제가 안 된다"며 "수업일수는 그렇다 치더라도 과목별 진도에 차질이 생겨 기말고사 범위와 단축된 학사일정에 따른 수업의 질 저하 문제가 발생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학교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보통 3~4주로 잡힌 여름방학을 1주가량 줄여 폭염 속 찜통교실에서 수업결손에 따른 보충수업 등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교육청은 방학일정은 물론, 수업시간 조정 등을 통해 결손 수업을 보충할 계획이다. 과목별 수업시수 부분은 교육부와 조정하기로 했다.
교육부도 메르스로 인해 학생이 격리되거나 입원할 경우 결석 대신 출석으로 인정하고, 수업 결손에 따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과 보건당국 회의에서 "메르스 탓에 학생이 결석하면 출석으로 인정해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며 "수업 결손에 대한 보완대책을 면밀하게 세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