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세대의 파격… 교수 인사권, 학과로 전격 위임

최민지 기자
2016.09.12 04:30

대학·학과별 인사기준 만들고 인사권도 학과 단위로 위임… 국내 최초 시도

김용학 연세대학교 총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술정보관에서 열린 미래교육소사이어티 포럼에 참석해 '미래교육과 대학의 역할'에 대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연세대학교가 교수들의 인사제도를 파격적으로 개편한다. 본부가 각 학과에 일방적으로 적용하던 정량평가 지표를 버리고 각 단과대학(학과) 교수들이 자신들을 질적으로 평가할 기준을 스스로 만든다. 동료 교수의 업적평가나 재임용, 승진, 승봉 여부도 대학에서 결정하며 본부는 절차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정도의 역할만 한다.

새로운 인사제도는 내년도 2학기부터 적용된다. 이 같은 방식의 평가 기준 도입은 연세대 개교 이후 최초이며 국내 4년제 종합대학 중에서도 첫 사례다.

11일 연세대에 따르면 김용학 총장과 이호근 교무처장은 지난달 말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연세 한마당에서 이 같은 인사제도 개선 방안을 소개했다. 이 처장은 이 자리에서 인사 개편의 방향으로 △ 연구성과의 질적 수월성 제고 △ 분권화/자율화 △ 글로벌 경쟁력 확보 △ 업적평가 시스템의 예측가능성 제고 등 네 가지 원칙을 소개했다.

특히 본부 측이 강조한 부분은 '분권화/자율화' 방침이다. 앞으로 연세대는 각 학과에 동료 교수에 대한 인사권을 전격 위임하고 본부는 최종 단계에서 절차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정도의 역할만 한다. 이를 위해 각 학과에서는 스스로를 평가할 기준을 제출하고 본부의 검토를 받는다.

인사규정 제·개정의 기본 원칙은 양적평가에서 질적평가로의 전환에 방점이 찍힌다. 연세대 측이 제시한 인사규정 가이드라인에는 논문의 수보다는 질적인 우수성으로 업적기준을 충족하도록 유도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쉽게 말해 논문 1편만 써도 이 논문이 학술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승진을 보장하는 것이다.

앞으로 본부는 인사규정 제·개정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고 오는 12월까지 각 대학(학과)으로부터 계획안을 제출받는다. 본부 검토기간은 내년 5월까지다. 새로운 업적평가제도는 이르면 9월부터 시행된다.

교수의 인사권을 본부에서 학과차원으로 이양하는 것은 국내 사례 중엔 최초다. 연세대가 이런 획기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QS, THE 등의 국제대학평가에서 연세대의 순위가 점차 하락한 데 따른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QS, THE 등의 국제평가가 연구의 질적평가 기준을 강화하면서 연세대의 질적평가 순위는 500위권으로 하락한 바 있다.

서길수 연세대 교수평의회 의장은 "기존 인사제도는 일방적, 일괄적인 데다 논문을 갯수로만 판단하는 정량평가 위주라 교수들의 연구 자율성을 침해하는 경향이 있었던 만큼 새롭게 만들어질 평가기준에 대한 교수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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