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빈곤층도 '청년수당' 받도록 추진

이미호 기자
2017.04.21 05:00

지급대상서 제외됐던 '기초생활수급자' 포함 검토…복지부와 갈등 예고

지난 2월 20일, 서울 시청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열린 '서울시 청년수당 사업연구발표회 및 토론회'에 수많은 청년들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모습/뉴스1

서울시가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 대상에서 제외됐던 기초생활수급자를 올해부터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중복 지급’을 금지하고 있는 기초생활보장법을 근거로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생계급여를 받는 기초생활수급자도 청년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청년수당은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가 기존 중앙정부 사업과 겹친다는 이유로 직권취소를 하면서 잠정 중단됐다가, 오는 6월부터 재개되는 사업이다. 현재 주민등록상 1년 이상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만 19~29세 청년(중위소득 60% 이하)들을 대상으로 한다. 선발되면 사회참여 활동비로 매월 50만원씩 최장 6개월까지 받는다. 선정기준은 가구소득 60%, 미취업기간 40%로, 지급방법은 현금 대신 카드로 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는 대학생·대학원생과 함께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보충성 원칙’에 따라 소득인정액 산정 시 공적이전소득이 포함되는 탓이다. 즉 수급자가 청년수당을 지급 받더라도 그만큼 복지급여가 줄거나 자격이 박탈된다. 지난해 청년수당을 처음 실시할 때도 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지만 이 같은 논리에 따라 사업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년수당을 급여 성격으로 볼 것인지 보상비 성격으로 볼 것인지 불분명해 지난해에는 제외했다”면서 “어려운 청년을 돕는다는 취지에 충실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다시 검토하고 있다. 이 또한 보건복지부와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빈곤층 청년에 대한 청년수당 지급의 근거로 삼는 것은 ‘국민기초생활보장 관련 지침’이다. 이에 따르면 실제소득 산정에서 제외하는 금품에 ‘보육·교육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성질의 서비스 이용을 전제로 받는 보육료, 학자금,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금품’이 명시돼 있다. 보육료·학자금은 부양의무자가 아닌 타인 및 공사기관에서 보육·교육을 목적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수급자가 자신의 생계를 위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없는 금품에 한정된다.

이에 서울시는 청년수당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금품’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존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청년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청년수당 사업을 위한 조례 개정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보충성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청년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중복 지급이 금지되고 있는 기초연금·아동수당과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너무나 명백한 문제”라며 “청년수당은 단발성으로 주는 성격이 아니라 6개월간 꾸준히 지급하는 사회보장급여의 성격에 해당되기때문에 법에 따라 기초보장수급에서 감액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초연금도 이런 방식으로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와 연계돼 있어 극빈층 노인들이 기초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소득인정액 산정 시 공적이전소득의 범위를 완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병근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입법조사관은 “기초연금도 제외를 못 시킨 상황에서 청년수당만 해줄 경우 논란이 일 수 있다”면서 “청년수당이 예외조항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기초생활보장법의 보충성 원칙에 걸려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낮다. 법 개정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자 소득인정액 산정시 공적이전소득 범위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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