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IT업종 순매수 규모를 줄이자 코스피가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반도체업종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면서 코스피를 2200선까지 끌어올렸지만 반도체 외 다른 업종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기까지는 아직 수급을 개선할만한 펀더멘탈(기초체력) 요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47포인트(0.02%) 내린 2203.7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3189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784억원, 28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4조5690억원으로 전일 대비 9% 감소했다.
외국인은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으며 업종별로는 △의약품 719억원 △제조업 249억원 △서비스업 200억원 △전기·전자 83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 타결 이후 지속되던 전기·전자업종 매수세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외국인은 5거래일만에삼성전자주식 120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13거래일 연속 전기·전자업종 순매수를 이어갔으나 100억원 이하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20일까지 12거래일동안 일 평균 183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274억원 매수 우위, 비차익거래 844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1118억원 순매수다.
코스닥 지수는 2.11포인트(0.32%) 내린 647.62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221억원 순매수했으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49억원, 17억원 순매도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5.5% 상승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반도체 외 다른 성장 주도 업종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종지수의 상대수익률은 월초 대비 6.6%포인트, 연초대비 37.9%포인트로 시장 수익률을 크게 앞서고 있다"며 "반도체 업종에 자금이 쏠리는 주요 요인은 D램 현물 가격 반등(DDR4 8Gb 기준 전저점 대비 10% 이상 상승)으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반도체 영업이익, 순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46조원, 35조원 수준으로 2017~18년 실적에는 미치지 못하나 주가 수준은 해당 연도에 근접해 있다"며 "이로 인해 고평가 인식에도 불구하고 다른 성장 업종의 부재로 반도체 쏠림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 IT업종과 통신업종 1년 상승률 평균은 19.2%로, 소재와 산업재 업종 상승률 평균(-8.7%)을 27.9%포인트 앞서고 있다"며 "코스피 대비 소재 및 산업재 섹터 상대 수익률은 -15.4%로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수요에 대한 확신이 낮고 전방 산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소재 및 산업재 업종은 '트레이딩바이'(단기매매)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20일 수출은 30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6억2000만달러) 줄어드는 데 그쳤다. 다만 일평균수출액은 19억달러로 올해 12월 초중순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0.5일 늘어난 점을 고려할 때 5.1%(1억달러) 줄었다.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금액은 전년 대비 -16.7%를 기록해 11월 기록한 -30.8% 대비 역성장폭이 줄어들었다.
노 연구위원은 "선박 수출이 전년 대비 51.2% 급감했는데도 불구하고 감소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며 "2020년은 낮은 수출 기저에 따라 개선세를 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단가 상승이 수출 개선세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를 제외한 제품 가격 상승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