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의 파업을 앞두고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 최대한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사측은 노조의 파업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예외없이 적용하고 위법 사안에 대해선 법적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20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업 대응 방침과 버스기사 실근로 조사 결과 등을 발표했다. 김정환 조합 이사장은 먼저 "버스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2년 연속 파업 사태에 대해 시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파업 시 현행 법률에 근거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히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쟁의행위에 참가할 의사가 없는 운행사의 의사를 존중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며 "서울시와 자치구는 물론 경찰 협조를 받아 정상운행을 방해하거나 자발적으로 운행하려는 사원들을 제지하려는 행위에 대해선 법에 근거해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서울시내버스 운행사원의 1일 평균 실근로시간이 7시간47분이라는 자체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사측에 따르면, 버스 기사들은 기본근로 8시간과 연장근로 1시간을 더해 9시간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한 약정근로시간 기준 급여를 받는다. 그런데 자체 조사 결과 실제 근로 시간보다 1시간 이상 많은 급여를 지급받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운행 전후 준비 시간 등을 합해도 (실제 근로 시간은) 8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며 "실제 급여가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측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노사간 갈등의 핵심 쟁점인 상여금의 통상임금 반영 여부를 두고선 노조 측에 '합리적 결정'을 촉구했다. 김 이사장은 "미래 지향적인 임금체계를 만들어 함께 인상률을 고민하자는 것일 뿐 '일방적으로 임금을 깎자'는 게 절대 아니다"라며 "현재의 임금체계 협상에서 올해도 노조가 버티면 1~2년 늘어지는데 앞으로 노사 관계를 계속 법원에서 결정하게 되는 그런 일은 안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통상임금은 근로자가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근로를 제공했을 때 받는 월급 등 도급 금액을 말한다. 통상임금은 시간외 수당, 휴일 수당, 연차 수당 등 각종 수당을 계산하는 기준이 된다. 서울시는 정기 상여금을 주는 현 체계를 유지할 경우 월 513만원(지난해 운전직 4호봉 기준)인 버스기사 임금에서 기본급을 8.2%만 인상해도 각종 수당 상승으로 실질적으로는 25%의 임금인상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월 513만원에서 639만원으로 오른다는 것이다.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서울시 운송회사는 운송 수입에서 인건비와 유류비 등을 제외한 적자를 서울시로부터 지원 받는다. 사측에 따르면 버스 산업에서 인건비는 전체 비용의 70%를 차지한다. 인건비에 유류비 등을 더 하면 전체 비용의 70~80%에 이른다. 인건비 부담이 곧 서울시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사측은 서울시가 정한 운행 노선을 따르는 데다 버스 요금도 서울시가 결정하므로 인건비가 오르면 차량 운행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 이사장은 "감차를 할 경우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한편 노조는 전날 조합에 임금·단체협상을 재개하자는 공문을 보냈다. 교섭은 오는 21~25일 중 1회, 오는 27일 오후 3시 1회 등 총 2회를 요청했다. 김 이사장은 노조 요구에 대해 "당연히 만날 생각"이라고 답했다. 노사가 최종 조율에 실패하면 서울시내버스는 오는 28일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