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진료비가 증가한 가운데 국민의 절반가량이 중증질환과 희귀난치질환 보장강화를 위해 경증질환의 보장범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감기 관련 상병코드 'J00~J06' 관련 진료비(건강보험공단 부담금+환자 본인부담금)는 2조1069억원으로 2020년 9789억원 대비 115% 증가했다.
고령화 등으로 의료비 지출이 100조원을 넘어서고 건강보험료 지출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건강보험료 인상보다 경증질환 보장범위 축소 같은 지출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잇따르는데 국민들도 이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중증질환 치료제의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 재정운영 효율화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중증질환자가 경증질환자보다 우선 건강보험 보장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74.4%가 '그렇다'고 답했다(18.5%는 '매우 그렇다', 55.9%는 '그렇다'고 응답). '동의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6.5%에 불과했다.
'중증질환 보장강화를 위한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에서 경증질환에 대해 도움을 주는 범위를 축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엔 절반가량인 46.6%가 동의했다. 9.0%는 '매우 그렇다', 37.6%는 '그렇다'고 했다. 문항에 동의하지 않는 비율은 20.0%였다. '희귀난치성질환 보장강화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에서 경증질환 보장범위를 축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에도 52.7%가 동의했다.
'건강보험의 경증질환 보장금액이 감소하면 병원방문 횟수가 현재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60.0%였다. 15.3%가 '매우 그렇다', 44.7%가 '그렇다'였다. 또 전체 응답자의 71.7%가 '경증질환 진료시 보장금액이 감소하고 본인부담금이 증가하면 의원(병원)진료를 받지 않고 자가관리를 하겠다'는 의향을 보였다. 다만 전체 응답자의 76.9%는 '건강보험료를 유지하는 선에서 질병유형에 따라 보장성을 차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권용진 교수는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지출구조 변경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정형선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부 교수도 "정부가 중증질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지원 등의 정책을 추진하는데 이를 위해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