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간다" 8살 살해 후 시신 훼손한 10대…공범에 '손가락' 선물까지[뉴스속오늘]

"사냥간다" 8살 살해 후 시신 훼손한 10대…공범에 '손가락' 선물까지[뉴스속오늘]

전형주 기자
2026.03.29 06:30

인천 동춘동 초등학생 유괴 살인사건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17년 3월29일. 인천 연수구 한 동네에서 10대 청소년 2명이 8살 초등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범 김양(사진·당시 17세)은 한때 의사를 꿈꿨을 만큼 머리가 좋았다. 어려서부터 인체해부학에 관심이 많았고, 중학교에서는 줄곧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사진=MBC '그녀가 죽였다'
2017년 3월29일. 인천 연수구 한 동네에서 10대 청소년 2명이 8살 초등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범 김양(사진·당시 17세)은 한때 의사를 꿈꿨을 만큼 머리가 좋았다. 어려서부터 인체해부학에 관심이 많았고, 중학교에서는 줄곧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사진=MBC '그녀가 죽였다'

2017년 3월29일. 인천 연수구 한 동네에서 10대 청소년 2명이 8살 초등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범 김양(당시 17세)은 한때 의사를 꿈꿨을 만큼 머리가 좋았다. 어려서부터 인체해부학에 관심이 많았고, 중학교에서는 줄곧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모범생에 가까웠던 김양이 어쩌다 극악무도한 살인마가 됐을까.

김 "사냥하러 나간다", 박 "전리품을 내게줘"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의 박모양(왼쪽)과 김모양이 2018년 4월 서울고법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의 박모양(왼쪽)과 김모양이 2018년 4월 서울고법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양이 괴물로 변한 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다. 공부에 흥미를 잃고 우울증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결국 고교를 자퇴한 그는 집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더욱 사회와 단절됐다. 인터넷과 SNS(소셜미디어)에서 기괴한 대화를 즐겼고, 인육을 먹는 내용이 나오는 드라마에 몰입해 갔다. 의사를 꿈꾸던 김양 내면의 괴물은 이렇게 성장했다.

공범 박양(당시 19세)과도 2017년 1월 SNS를 통해 만났다. 김양과 박양은 사건 전날부터 당일 새벽까지 4차례에 걸쳐 2시간10분 동안 통화를 했다. 사건 당일 김양은 모친 옷과 선글라스로 변장한 셀카와 함께 "사냥하러 나간다"는 메시지를 박양에게 전송했으며, 박양은 "전리품(시신 일부)을 내게 줘"라고 요구했다.

김양은 범행 전 컴퓨터로 "살인", "엽기" 등 단어를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양이 살인이나 엽기와 관련한 매체에 심취해 있어 그런 걸 실현하기 위해 범행을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양이 보았던 드라마나 소설에는 시신을 훼손하거나 현장을 치우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3시간 만에 사체 훼손까지
인천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을 다룬 방송화면 /사진=MBC에브리원 '히든아이'
인천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을 다룬 방송화면 /사진=MBC에브리원 '히든아이'

사건 당일인 3월29일 오후 12시45분. 김양은 공원으로 나가 피해자를 물색했다. 오후 1시경 마침 주변에 있던 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 A양이 부모님께 전화해야 한다며 김양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요구했고, 김양은 "지금 배터리가 없으니 집 전화를 쓰라"며 A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

김양의 집은 아파트 15층이었지만, 김양은 폐쇄회로(CC)TV를 의식해 13층에서 내린 뒤 계단으로 2층을 걸어 올라갔다. 오후 3시쯤. 김 양은 A양을 자신의 방에서 고양이와 놀도록 해 방심을 유도하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김양은 범행 중 박양에게 "잡아왔다", "살아있어 여자애야", "목에 전선 감아놨어" 등 메시지를 보냈다. 박양 역시 김양에게 "CCTV 확인했어?" 등 범행과 관련된 조언을 했다. 또 박양은 김양에게 "(A양) 손가락 예뻐?" 등 메시지를 보냈고 김양은 손가락이 예쁘다고 답했다.

김양은 이후 A양 시신을 화장실로 끌고 가 여러 부위로 절단했다. 훼손된 시신은 종량제 봉투에 넣고 아파트 옥상 내 물탱크에 유기했다. 이 모든 범행은 3시간 만에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김양은 오후 5시44분 박양을 만나 A양 손가락이 담긴 봉투를 선물로 건넸다. 박양은 김양과 헤어지기 전까지 3시간가량 사체를 들고 식사하거나 돌아다니는 등 태연한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양은 봉투를 든 채 전철을 타 9시47분 집 근처 지하철역으로 돌아왔다. 박양은 이때 봉투를 지하철역 쓰레기통에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이 늦은 시간까지 귀가하지 않자 유가족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일대 CCTV를 뒤진 끝에 A양의 행적이 김양 아파트에서 끊긴 사실을 확인했다. 모든 세대를 방문한 경찰은 김양 집에서 A양 신발을 찾아냈고, 김양을 긴급체포했다. A양 시신은 밤 10시가 넘어 119 구급대원에 의해 발견됐다.

김양 1심서 징역 20년 선고, 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주범 김양과 공범 박양 /사진=뉴스1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주범 김양과 공범 박양 /사진=뉴스1

김양은 살인, 사체유기, 사체 손괴, 특가법상 영리약취 및 유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양은 범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내 안의 또 다른 인격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김양 변호인도 "아스퍼거증후군 등 정신병이 발현돼 충동적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정신감정 결과처럼 피고인이 살인 범행 당시에는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더라도 살인 전·후에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했다.

다만 변호인은 재판 중 돌연 "(피고인은) 심신미약이 인정될 것 같지도 않고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받을 것 같다"며 "저도 사형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변호인이 해줄 게 없다"고 했다.

김 씨는 자신에게 불리한 얘기를 하는 변호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 제지했고, 재판장도 "그런 얘기는 하지 말라"며 주의를 줬다.

1심 재판부는 김양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보기 어렵다"는 정신감정 평가 전문가의 소견과 김양의 지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13살 미만 미성년자를 유인·살해한 김양이 성인이면 양형 기준상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해야 하지만, 소년법을 적용받아 형량이 결정됐다.

소년법 제59조(사형 및 무기형의 완화)에는 만 18살 미만이면 최대 형량이 징역 15년이다. 하지만 김양은 특례법에 따른 특정강력범죄여서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무기징역 받은 박양, 항소심서 징역 13년 감형
인천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을 다룬 방송화면 /사진=MBC에브리원 '히든아이'
인천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을 다룬 방송화면 /사진=MBC에브리원 '히든아이'

살인 공모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기소된 박양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박양은 애초 살인방조 주검유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재판 과정에서 김양의 살인 공동정범으로 공소장이 변경됐다. 재판부는 직접적인 살인행위에 가담하지 않았고, '역할극'인줄 알았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한 박양 쪽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만 18살인 박양도 소년법 적용 대상이지만, 제59조(사형 및 무기형의 완화)는 만 18살 미만에게만 적용된다.

2018년 4월 항소심에서 김양은 원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반면 박양은 방조 혐의만 인정돼 징역 13년으로 감형됐다. 재판부는 "박양의 공모와 지시 여부가 자신의 선고 형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김양이 과장해서 진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유독 검사의 질문에 맞춰서 적극적으로 진술하려 하는 등 일관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판결은 그해 9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두 사람이 만기 출소한다고 가정하면 김양은 2037년 3월30일, 박양은 2030년 4월 12일 출소한다. 다만 현실적으론 수감 생활 중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가석방을 시켜주는 경우가 많아 만기 출소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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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전형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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