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4구역 재개발로 영국 리버풀과 독일 드레스덴 사례처럼 종묘의 세계문화유산 지위가 박탈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서울시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20일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55건 및 등재 취소 사례 3건은 모두 유산구역 내부에서 이루어진 개발행위와 자연재해, 테러, 전쟁 등으로 인해 본질적 유산가치가 직접적으로 훼손된 경우"라며 "세운지구는 유산구역 밖에 있어 종묘의 유산구역 내의 개발행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2009년 독일 드레스덴 엘베 계곡, 2021년 영국 리버풀 해양산업도시 등 세계유산 취소 사례와 종묘는 여러가지로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리버풀의 새 축구장(힐 딕슨 스타디움)은 명백히 리버풀 세계유산구역(Property zone)' 안에 위치한 사례로 종묘의 유산구역에서 170m 밖에 위치한 세운지구와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리버풀의 세계유산은 등재 당시부터 '완충구역·보존계획'이 명확했고 그 기준을 위반해 세계유산에서 취소된 것"이라고 했다.
리버풀의 경우 세계유산 등재 당시 설정된 '완충구역·고도관리 기준'을 어겨 초고층 건물과 축구장, 대규모 재개발을 연속 승인했다가 유네스코로부터 8회에 걸친 경고를 받아 등재가 취소됐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유네스코의 리버풀 세계유산 취소 사유는 등재 당시 경관 기준 미준수, 기준을 위반한 고층 건물 등 연쇄 건설, 항만 경관의 실질적 상실 등이다.
서울시는 아울러 "드레스덴의 세계유산은 등재 시 이미 '특정 조망축 보호'가 조건으로 부과된 상태였고 (드레스덴) 시가 이 조건을 위반하고 4차선 대교 건설을 주민투표로 강행해 삭제된 것"이라며 "두 도시 모두 '이미 존재했던 세계유산 보존 기준'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 핵심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리버풀·드레스덴은 누적된 기준 위반과 유네스코의 반복적 경고 무시가 등재 취소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리버풀과 달리 세운지구 개발로 종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훼손된다는 객관적 근거는 없다"며 "종묘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경관 보호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설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 사례와 달리 종묘는 등재 시 경관 축이나 조망 규정이 존재하지 않은 데다 이미 30년간 고층 건물이 주변에 존재해 왔으며, 종묘 내부에서 외부 건물 조망이 부분적으로 차폐돼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현재 종묘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1~4구역)에서 건축행위시 관련법에서 정한 엄격한 절차에 따라 높이를 규제함으로서 경관관리를 하고 있다"며 "유네스코의 세운지구에 대한 유산영향평가 권고는 등재를 취소하겠다는 경고가 아니어서 리버풀이 위험에 처한 유산 등재 이후 규정 위반으로 받은 경고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창수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지난 19일 JTBC 토론에서 "198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런던 타워의 경우 약 500미터 떨어진 곳에 더 거킨 타워, 치즈레이터타워 등 종묘에서 계획한 140m보다 60m 정도 더 높은 고층건물을 지었는데도 문화유산 등재 취소가 없었다"고 했다.
유 전 부시장은 1987년 세계문화유산이 된 런던 국회의사당의 빅벤도 370m 떨어진 곳에 대관람차 런던아이가 조성됐는데도 역시 등재 취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운4구역 재개발시 들어서는 141m 고층빌딩의 경우 종묘 정전에서 520m가 떨어져 있는 만큼 문화유산 등재 취소 우려는 과도한 우려이자 기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