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찬 행정안전부 사무관은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방이 필요로 하는 사업에 정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단순히 돈 주고 알아서 하라는 것이 아니다"며 "사업을 잘 구상해오면 더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이 구성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사무관은 5일 일본 사가현 사가대학교에서 진행된 '2025 추계학술대회 겸 공동 국제학술대회'에서 "지방소멸대응기금에 대한 가장 큰 오해가 단순한 재정지원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역 주도의 지방소멸 위기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1조원 규모로 지역에 배분되는 재원이다.
정 사무관은 "지자체의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을 제출받아 평가 후 기금을 배분하는 구조"라며 "단순한 자원배분이 아니라 지역 상황을 제일 잘 아는 지역이 지방에 가장 필요한 사업을 계획하면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이 주도적으로 필요한 사업을 수립하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책임있는 재정 투입이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정 사무관은 이날 김제시의 폐양조장 도시재생을 모범사례로 언급했다. 김제시의 유휴시설인 폐양조장을 청년들과 함께 재생시키는 프로젝트로, 폐양조장이 문화복합공간으로 재생된 뒤 청년들이 운영에 참여하면서 주변 상권이 살아나고 새로운 청년 사업가들도 유입됐다. 정 사무관은 "이 사례가 주는 의미는 지역에 있는 주민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참여해 효과적으로 지방소멸에 대응한 대표 사례"라고 했다.
향후 운영 방식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정 사무관은 "단순 단체장 성과와 관련된 무관한 사업이 진행되지 않도록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사업에 지원하겠다"며 "기획력있는 사업을 구상하기 위해 지방정부의 역량이 높아져야 하고, 행안부도 컨설팅과 더불어 인센티브 제도를 활용해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2026년이면 5년차를 맞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지역간 연대와 협력이라는 제언도 나왔다.
지방소멸대응기금 평가단장인 이기원 한림대 명예교수는 "기금 배분체계를 개선한 것도 등급을 잘 받기 위해 무한 경쟁에 몰리다 보니 지역간 협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살기 힘든 지역일수록 연대와 협력에 기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지방소멸 대응의 주무부처인 행안부는 기금의 배분체계를 2단계(우수·양호)에서 3·4단계(우수·S등급·A등급·B등급)로 다층화했다. 단계를 세부적으로 나눠 꼭 '우수'를 받지 않아도 일정 기금이 보장되도록 한 것이다.
지역소멸대응기금의 정책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교수는 "지역 지원 정책들의 역량이 많이 축적됐는데 정부가 바뀔 때마다 새출발하는 게 안타까웠다"며 "이번에 제대로 성과분석을 해 주민자치에 근간을 두고 지역주민이 자긍심을 가지고 스스로 사업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