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년 만에 고국 온 안중근 '유묵'…경기도박물관서 첫 공개

경기=이민호 기자
2025.12.17 11:15

광복 80주년 맞아 '장탄일성 선조일본' 국내 첫 공개… 내년 4월까지 특별전

경기도박물관 특별전 '동양지사, 안중근 - 통일이 독립이다' 포스터./사진제공=경기도

"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장탄일성 선조일본·長歎一聲 先弔日本)

죽음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침략국 일본의 패망을 예견했던 안중근 의사의 기개가 115년 만에 고국 땅에서 공개된다.

경기도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보급 가치를 지닌 안중근 의사의 미공개 유묵 '장탄일성 선조일본'을 오는 20일부터 경기도박물관에서 처음 공개한다고 17일 밝혔다.

유묵은 안 의사가 뤼순 감옥 투옥 당시 일본제국 관동도독부 고위 관료에게 써준 작품이다. 적국 심장부에서 그들의 고위층에게 "너희는 곧 망할 것"이라며 미리 조문한다는 내용을 담대하게 적은 안 의사의 담력과 역사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동안 일본 내 소장자(관료의 후손)가 보관해 오며 실물이 확인되지 않았던 희귀작이다.

이번 공개는 도의 집요한 노력의 결실이다. 도는 일본 소장자와 끈질긴 협상 끝에 유묵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앞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에 있는 유묵 확보를 위해 광복회와 힘을 모았고, 마침내 국내로 들여왔다"면서 유묵의 귀환을 예고했다.

도는 이를 기념해 내년 4월5일까지 경기도박물관에서 특별전 '동양지사, 안중근 - 통일이 독립이다'를 개최한다. 개막식은 20일 오후 4시30분 경기도박물관 아트홀에서 열리며, 같은 날 '안중근 통일평화포럼'도 진행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전시는 △제국주의 쓰나미와 사대주의로부터 독립 △독립전쟁과 동양평화의 꿈 △조일과 광복, 그리고 남북분단 등 3부로 구성한다.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부터 옥중 투쟁, 그가 꿈꿨던 동양 평화 사상까지 입체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박래혁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전시는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평화와 통일의 담론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중근 의사 유묵./사진제공=경기도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