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농학과 대학생 강승현씨는 다양한 문화를 접해보고 싶어 지난해 1학기는 캠퍼스아시아 AIMS를 통해 인도네시아 IPB 대학(보고르농업대학)에서 종자수업 등을 수강했다. 강씨는 "현장실습을 위해 수업은 오전 7~8시에 시작하고, 신분증에도 종교명이 기재되는 것이 신기했다"며 "사람, 사회, 그리고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혀준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동아시아판 에라스무스인 '캠퍼스아시아'가 올해 3주기를 맞아 확대·운영된다. 캠퍼스아시아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우리나라 대학들이 중·일·아세안 대학들과 손잡고 학생 교류를 돕는 것이다. 학생들은 최대 2학기를 해외에서 수강하고 교육프로그램에 따라 복수학위, 공동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다. 올해는 각 사업단이 AI(인공지능)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해외 우수인재 유치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22일 교육부에 따르면 캠퍼스아시아를 통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만4342명의 학생이 교류했다. 캠퍼스아시아는 한·중·일과 AIMS(한·아세안)로 나뉘는데 한·중·일 사업단에서도 아세안과 추가 협력을 시도하는 추세다. 각 사업단별로 연간 10명 가량을 1학기 또는 2학기 동안 초청, 파견할 수 있다. 정부는 국내 대학의 프로그램 운영비, 파견 학생의 체재비(70만~100만원), 정착지원금 등을 지원한다. 올해도 한중일은 19개 사업단, AIMS는 12개 사업단이 선정돼 운영 중이다.
경상국립대는 글로벌 기후 변화애 대응한 국내 농업생명과학 인재를 육성하고, 국내 선진 농산업 기술을 수출하기 위해 아세안국가와 손을 잡았다. 인도네시아 IPB대학 외에도 말레이시아 말라야대학교·푸트라대학교, 필리핀 로스바뇨스국립대학교, 태국 카세삿대학교·치앙마이대학교에 파견갈 수 있다. 올해는 AI를 기반한 스마트농업 교육을 강화한다. 심상인 경상국립대학교 교수는 "AI를 활용하면 작물의 급수, 토양상태 등 농업인들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일들을 보다 계량·체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대학의 복수학위, 공동학위 취득도 가능하다. 복수학위는 학생이 양쪽 대학의 졸업 요건을 각각 충족했을 때 두 개의 학위를 받는 방식이다. 공동학위는 여러 대학이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해 하나의 학위에 여러 대학의 이름이 기재된다. 캠퍼스아시아 한중일을 통해 지난해 말까지 복수학위를 취득한 학생은 708명에 달한다. 한중일 교류 학생 1만1957명 중 약 5.9%에 해당한다.
부산대학교 건축학과는 일본 큐슈대, 중국 퉁지대와 협력해 복수학위 또는 공동학위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중국 퉁지대는 건축학 분야 QS세계대학 순위 12위인 명문대다. 동문 중 건설 관련 정재계 인사가 많아 중국 취업, 연구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영어수업 비중이 높고 세계 유수의 교수 등이 영어로 직접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큐슈대도 도시설계 등에 강점이 있으며 앞선 국제화로 유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다. 부산대와 큐슈대는 공동박사학위 과정을 개설해 2024년 2월 첫 참여학생을 선발한 바 있다.
여기에 올해는 싱가포르국립대와 건축학과 학생 교류도 시작한다. 싱가포르국립대의 QS세계 대학 순위는 8위로 아시아1위다. 김윤정 부산대 건축학과 교수는 "정부가 생활비 등을 지원해 주는 데다 해외 취업 등의 기회가 넓어지다 보니 학생들의 신청이 많은 상황"이라며 "해외 학생들도 국내 프로그램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발·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한국교원대 교육학과, 한국해양대 해양과학기술전문대학원, 전남대학교 공학과, 전북대학교 농업 식품과학기술학과 등이 캠퍼스아시아를 통해 해외 대학과 교류 중이다. 이난영 교육부 국제교육기획관은 "범아시아 학생 및 학술 교류를 통해 미래를 위한 글로벌 인재를 키우고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