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가 거실이다"…경기도 '슬세권' 명당은?

경기=이민호 기자
2026.04.23 10:01
경기연구원 보고서 일부 발췌./사진제공=경기연구원

퇴근 후 슬리퍼를 신고 편의점과 카페를 오가는 '슬세권'(슬리퍼 생활권)이 주거지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떠올랐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동네 상권이 좁은 주거 공간을 대체하는 '공유 거실' 역할을 하면서다.

23일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거주지 선택 시 '동네 편의시설'을 중요하게 여기는 도민 비율은 2025년 기준 18.2%로 4년 전보다 4.7%P 증가했다. 슬세권은 도보 10분(약 500m) 내외로 일상에 필요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권역을 뜻한다.

경기도 전역을 500m 격자로 분석한 결과, 슬세권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곳은 수원시(83.1%), 부천시(80.7%), 안양시(75.8%) 순이었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의 전월세 거래 발생 비율은 88.5%에 달해, 취약 지역(5.5%)과 큰 격차를 보였다.

연구원 측은 이를 거주 편의성이 임대차 수요로 이어진 결과로 분석했다. 반면 도내 전체 주거 지역(면적)의 약 70%는 생활 편의시설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은 주거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공간 정책 전환을 제안했다.

편의시설이 부족한 지역을 '생활권 집중 개선지구'로 지정해 보행 환경을 정비하고, 빈 상가에 대한 임대료나 리모델링을 지원해 민간 시설 유입의 마중물 역할을 공공이 맡는다.

상권 형성이 어려운 곳에는 주민센터 등에 공유 세탁·건조 시설을 설치하거나, 무인택배함 및 생활물품 픽업 거점을 운영하는 '생활서비스 패키지'를 도입한다. 의료 취약지에는 순환형 '이동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희재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 정책의 관점을 대규모 시설 공급에서 일상생활 환경 조성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공공이 매력적인 조건을 조성하면 도내 어디서나 일상의 모든 것을 걸어서 해결하는 주거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