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이 대형·복합 재난 증가에 대응해 첨단 장비 확충과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화재 예방 규제 개편까지 포함한 전면적인 대응체계 강화에 나선다. 무인소방로봇 도입 확대와 중앙 구급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데이터 기반 예방관리 체계 구축이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김승룡 소방청장은 27일 세종시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형·복합화되는 재난 환경에 대비한 첨단 소방장비 도입 및 중증·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등 현장 대응체계 전면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소방청은 우선 '대원 안전 중심'의 첨단 기술 기반으로 재난 대응체계를 재편한다. 최근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이나 대형 물류 시설 화재 등 유독가스와 폭발 위험으로 접근이 어려운 '난접근성 재난'이 늘어나면서 장비 중심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무인소방로봇을 향후 2년간 18대 추가 도입하고 중·장기적으로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 단계적으로 확대·배치한다. 또 방위사업청과 협력해 국방 핵심기술을 소방장비에 적용하고, 무인수상정 등 공동 연구개발도 지속 추진한다.
대형 유류탱크 화재 등에 대응하는 대용량포 방사시스템도 기존 일부 지역에서 호남·수도권까지 확대 배치해 AI(인공지능)와 로봇 등을 활용한 현장 대원 안전 중심의 첨단 대응체계로의 구조적 전환을 완성할 계획이다. 김 청장은 "안타까운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현장 대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첨단 장비 도입을 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재 예방 분야에서는 규제 체계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 법에서 금지한 사항 외에는 허용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재편해 획일적 기준을 완화하고, 기업의 자율성과 신기술 도입을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규제 합리화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소방시설법 등 관련 법령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또 기존 소방서 중심 점검에서 벗어나 건축·전기·가스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합동점검 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화재 이력 DB(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고위험 시설을 '화재안전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응급환자 이송체계도 대폭 강화한다. 고령 산모 증가와 난임 시술 확대 등으로 고위험 산모 응급의료 수요가 늘고 있지만, 신생아 중환자실 등 필수 인프라가 수도권에 편중됐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이에 소방청은 '중앙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인력과 권한을 확대해 전국 단위 병상 조정 기능을 수행하는 컨트롤타워로 역할을 강화한다. 지역 센터에서 병원을 찾지 못할 경우 중앙센터가 직접 개입해 수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섭외하게 된다. 고위험 산모는 시·도 경계를 넘어 적정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119가 직접 이송하며 장거리 이송 시에는 전국 33대의 '119 에어 앰뷸런스'를 적극 활용한다.
김 청장은 "중앙구급상황관리센터와 소방헬기 통합출동 체계를 두 축으로 삼아 국민 누구나 전국 어디서든 최적의 응급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촘촘한 안전망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