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1/3, 수익 3배"…국민연금 진출 의지에 퇴직연금 시장 술렁

황예림 기자, 정인지 기자
2026.06.29 04:03

'수수료 3분의1, 수익 3배'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시동
금융권, 파이게임 격화… 시장 잠식·운용 부담 우려도

국민연금의 기금형 퇴직연금 시장 진출 구상/그래픽=김지영

국민연금공단이 기금형 퇴직연금시장 진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민간금융권에서 긴장감이 커진다. 국민연금은 퇴직연금시장의 낮은 수익률과 높은 수수료 구조를 흔들 '메기' 역할을 자처하지만 금융권에선 시장잠식과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23일 열린 온라인 기자설명회에서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될 경우 공공기관 개방형 시장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연금이 기금형 퇴직연금을 운용하면 민간금융사의 3분의1 정도로 수수료를 낮추는 동시에 3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금융사와 개별계약을 하는 현행 계약형과 달리 기업별로 흩어진 퇴직연금을 하나로 묶어 전문조직이 자산을 통합운용하는 방식이다. 김 이사장은 기금형 퇴직연금시장 진출시 민간금융사와의 마찰을 최소화할 방안으로 전체 기업의 0.2%에 불과한 국내 공공기관(342개) 퇴직연금 운용을 고려 중이다.

공공기관 퇴직연금만 운용하겠다는 계획에도 민간금융사의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는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계약형 퇴직연금시장의 일부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은행·증권·보험사 등 기존 사업자 입장에선 시장이 쪼개질 수밖에 없어서다. 공공기관 퇴직연금도 민간금융사가 현재 활발하게 영업하는 시장이다.

이에 대해 A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경쟁이 갈수록 격화하는데 국민연금이 시장참여자가 되면 기존 사업자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처음에는 공공기관 퇴직연금으로 시작해도 나중에는 일반기업 시장까지 잠식하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B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주요 대기업의 대주주인 점을 감안하면 추후 대기업도 기금형 퇴직연금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 시장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준비여력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사업에 참여하려면 별도 운용인력과 시스템, 가입자 교육체계 등을 갖춰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기금형 퇴직연금에 따른 비용이 늘어나면 국민연금 본연의 역할인 공적연금 운용에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

이같은 우려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공적연금 운용에 영향이 없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실제로 그럴지는 따져봐야 한다"며 "아직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을 두고 복지부와 국민연금이 긴밀하게 협의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도 "국민연금은 민간금융시장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기금형 퇴직연금시장에 진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현재 뚜렷하게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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