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청구액 최대 1조…서울시버스조합, 서울시에 소송고지

정세진 기자
2026.08.10 10:52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서울시 상대로 '통상임금 인상분' 예산 편성해달라 소송예고
시내버스 업계, 최대 1조원대 통상임금 인상분 지급할 수도…"감차·대량해고→버스 정상운행 불가"
서울시 "관계 법령 등 검토 후 지원 여부 결정할 예정"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송파구 장지공영차고지에 시내버스가 줄지어 세워져 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노조는 내년 1월 13일 전면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시내버스 근로자들이 소속 운수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청구액이 최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버스업계가 추산했다. 서울시내버스 사업자들은 서울시에 통상임금 증가분의 비용 보전을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르면 이달 중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10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서울버스조합)은 지난 5월29일과 7월9일 서울시에 두 차례 공문을 보내 "시급히 예산을 책정해 통상임금 증가분을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김·장 법률사무소를 선임하고 법원을 통해 서울시에 통상임금 소송 사실을 고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버스조합 측에서 소송고지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관련 법령과 조례에 따라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조합에 "관련 법령 및 조례에 따른 검토를 거쳐 추후 지원 여부와 지원액 등에 관한 입장을 회신하겠다"고 답했다. 소송고지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당사자가 그 소송과 관련이 있는 제3자에게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통지하는 것으로, 제 3자에게 소송 사실을 알려서 소송에 참여할 기회를 주고 고지에 의해 피고지자에게 소송 판결의 효력이 미치게 하는 제도다.

서울 시내버스는 시가 버스 노선과 요금을 결정하고 버스 회사의 손실을 보전해 주는 방식의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시내버스 업계를 대표하는 서울버스조합이 시에 손실에 따른 예산 책정을 요구한 것이다. 조합은 법원 판결로 발생하는 통상임금 증가분 역시 준공영제 운영비용인 만큼 서울시가 재정적으로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서울시는 근로자에 대한 직접적인 임금 지급의무는 사용자인 개별 운수회사에 있으며, 재정지원 여부와 규모는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버스조합과 서울시버스노동조합(버스노조) 등에 따르면 현재 버스 근로자의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달라며 근로자들이 각 소속 운수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청구액과 지연손해금을 합산하면 최대 1조 2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176시간, 지연손해금 등을 모두 반영한 최대 시나리오다.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이 작을수록 운수회사가 지급해야할 금액은 커진다. 법원에 따라 판단이 갈리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과 청구기간 인정 범위에 따라 청구액은 약 5000억원가량 차이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시내버스 근로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증가분 소송은 청구 기간을 기준으로 '5년치 소송'과 '1년치 소송'으로 나뉜다. 버스노조 소속 근로자 1만5000명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앞서 2023년 7월 서울중앙지법 등 7개 법원에 1인당 1000만원씩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년치 통상임금 증가분을 지급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통상임금 판단 기준에서 '고정성'을 제외하자 청구기간을 2025년 1월까지 2년 늘리고, 통상시급 산정 기준도 월 176시간으로 적용해 달라며 청구취지를 확장했다.

우선 이달 27일 관련한 첫 번째 판결이 나온다. 서울서부지법 민사 11부(부장판사 구광현)는 선진운수 등 10개 버스 회사의 근로자 총 1793명이 2023년 7월 각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소송 10건의 판결을 선고한다. 원고들이 소속 회사를 상대로 약 545억원의 통상임금 인상분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 달라는 취지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4월30일 동아운수 사건에서 서울 시내버스 근로자에게 지급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월급에서 주휴수당을 제외한 뒤 주휴시간이 포함되지 않은 월 소정근로시간으로 통상시급을 산정한 원심 판단에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1년치 소송도 따로 진행 중이다. 버스 근로자 1만7000여명은 지난 3월부터 서울중앙지법 등 7개법원에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를 176시간으로 설정하고 2025년 1월부터 1년 1개월치 증가분 2056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버스노조 관계자는 "5년치 소송과 1년치 소송에서 근로자들이 청구한 금액을 법원으로부터 모두 인정 받으면 약 1조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버스 사업자 측은 안정적인 버스 운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버스조합 관계자는 "통상임금 산정시간과 청구기간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에 따라 운수회사의 부담액이 크게 달라진다"며 "업계의 지급능력을 넘어서는 판결이 나오면 감차와 고용불안 등 버스 운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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