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히든챔피언', 며느리 물려주는 세탁기 만든 비결은?

이하늘 기자
2015.02.12 17:20

[the300][크로스파티 토론-히든챔피언과 미래산업]김택환 경기대 교수

김택환 경기대 교수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더300 주관 '히든챔피언과 미래산업, 독일에서 배우다' 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이기범 기자

"총 360만개에 달하는 독일의 '미텔슈탄트'(Mittelstand·중견기업)는 독일 전체 기업의 99.6%입니다. 이들 기업은 독일 일자리의 78.7%를 차지합니다. 이들 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자리잡으면서 독일은 4%대의 유럽 최저실업률과 경상수지 1위를 달성하며 번영을 이루고 있습니다."

김택환 경기대 교수는 1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주관으로 열린 '크로스파티 토론회'에서 '히든챔피언과 미래산업, 독일에서 배우다'의 주제발표를 통해 독일의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경제성장 모델을 참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전세계 '히든챔피언' 2500여개 기업 가운데 독일 기업은 1500개에 달한다. 그는 "이들 기업이 선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미텔슈탄트는 독일의 산업은 물론 정치사회 부문의 중추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독일의 히든챔피언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히든챔피언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1~3위이면서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뜻한다.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이 펴낸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이라는 책에서 비롯됐다.

김 교수는 독일 히든챔피언 선전 이유로 정부와 의회의 앞선 정책과 독일 기업들의 장인정신, 엄격한 후계자 선정, 우수한 인력확보 등을 꼽았다.

그는 먼저 정책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 대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연구개발(R&D) 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국과 독일은 각각 연간 17조원, 18조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예산을 투입하지만 한국은 예산의 대부분을 대기업에투자하는 반면, 독일은 대기업에는 지원하지 않고 중소벤처에 투입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 정부는 이미 자금여력이 충분한 대기업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보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집중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 히든챔피언 기업들의 R&D 비중은 7~8%대로 5%선에 머문 대기업들보다 높다. R&D 투자가 기업의 품질향상 및 기술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면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2007년 세법개정을 통해 독일은 중소기업이 10년간 일자리 규모를 유지하기만 해도 상속세를 면제해준다"며 "은행들 역시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전담반을 꾸려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독일 중소기업의 또다른 경쟁력 비결을 '교육시스템'에서 찾았다.

김 교수는 "독일은 고등학교 졸업생의 35%만 대학에 진학하고 ,나머지 많은 청년들이 '마이스터' 밑에서 3년의 직업교육을 통해 경쟁력있는 기능공으로 성장한다"며 "나중에 자격시험을 통해 마이스터로 인정받으면 산업계 지도자이자 고소득이 보장돼 현재 독일 청소면 150만명이 직업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독일의 히든챔피언 성공 첫 사례로 250년간 8대를 이어오며 세계 문구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는 '파버카스텔'을 꼽았다. 그는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사내 유치원·유아원 설립, 직원용 의료보험을 만든 기업"이라며 "파버카스텔은 R&D 강화 및 트렌드 파악 노력과 더불어 직원과 기업이 함께 공존하는 '공동체' 철학을 통해 오랜 기간 생존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방기기 프리미엄 브랜드 '밀레'는 엄격한 후계구도 확립을 통해 기업경영을 전수하고 있다"며 "경영 후계자가 되려면 다른 기업에서 5년 이상 근무하고 평점이 A 이상 돼야 한다. 또 사내 말단직부터 근무 등 조건 충족 후에도 까다로운 검증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후계구도를 통해 4대째 경영을 이어온 밀레는 '며느리에게 물려주는 세탁기'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연매출을 올렸다.

이같은 중소기업의 선전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국내 대기업은 4만5000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했고, 앞으로 대기업의 인력구조 재편을 지속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30%에 불과한 국내 중산층의 붕괴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담보하지 못하는 일자리 창출은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며 "그간 독일의 성공한 중소기업의 사례와 정책을 연구분석해 우리 실정에 맞게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독일은 1966년 대연정을 통해 '경제성장 및 안정법'을 통과시켜 물가안정·일자리창출·균형수출 등을 이끌었고 1976년과 1988년, 노사공동결정법과 기업투명화경영법을 내놓으며 경제민주화를 강화했다"며 "우리 국회도 경제성장 및 경제민주화를 위해 이같은 법률 제정을 추진해달라"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히든챔피언으로 성공한 독일의 미래산업 13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독일은 미래 산업과 미래 준비에 더 철저하다"며 "독일의 미래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독일이 내건 미래 산업은 △하이브리드 및 대체에너지 자동차(전기, 풍력, 바이오 차 등) △생명과학(유전자공학, 질병치료) △화학(생화학 등) △에너지(신재생 등) △의료 및 보건(의학, 예방 등) △환경기술(환경 재생 등) △혁신 신소재(우주, 스포츠 등) 등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새누리당 강석훈·김세연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장병완 의원이 참석해 김교수의 주제발표 이후 1시간 가까이 열띈 토론을 이어갔다.

지난달 29일 첫 토론회를 시작한 크로스파티 토론회는 이날 행사에 이어 오는 26일과, 다음달 12일 각각 사물인터넷(IoT), 문화·콘텐츠 산업을 주제로 진행된다. 이 자리에 참석하는 여야 의원들은 각 주제별로 정책관련 의견 및 정보를 주고받으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정책입안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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