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총선' 조합장 선거…'돈' 막고 '깜깜이?'

이현수 기자
2015.02.26 05:53

[the300][런치리포트-'제2의 총선' 전국동시 조합장선거①]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한 달여 앞둔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한 논에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돈 선거’ 근절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다음달 11일 실시되는 '제1회 전국 전국 농·축·수협 동시조합장선거'가 25일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본격 시작됐다.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합장선거가 사상 처음 '전국 동시 선거'로 치러져 '또 하나의 총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선거운동이 과도하게 법으로 제약돼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돈 선거'를 막는 대신 '깜깜이 선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전국 농·축·수협 동시조합장선거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이날 오후 4시 기준 3073명이 등록, 2.5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합별로 농·축협 2649명, 수협 178명, 산림조합 246명이 등록했다. 이번 동시선거는 농·축협 1115곳, 산림조합 129곳, 수협 82곳 등 총 1326곳에서 치러진다.

그간 각 조합이 관할 선관위에 위탁해 조합장을 선출해왔던 것과 달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과 주관해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되는 게 특징이다.

◇동시선거 왜 도입됐나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2011년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87년체제 이후 27년 만에 열리는 전국 동시 선거로 그간의 고질적인 선거 비리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 핵심이다.

조합장 선거가 '돈선거' 오명을 들은 이유는 89년 전국동시선거 이후 조합마다 개별적으로 선거를 진행, 선거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기 4년을 채우지 못한 조합장이 생기면 신임 조합장에게 잔여임기 대신 다시 4년의 임기를 보장해, 매년 많게는 수백개의 산발적 선거가 실시돼 국가 차원의 관리가 힘들었다.

2011년 개정된 농협법에 따르면 2009년 3월22일부터 2013년 3월21일까지 조합장 임기가 개시된 경우 해당 조합장 임기는 2015년 3월20일까지다. 2015년 3월 두 번째 수요일에 동시 선거를 실시하고, 이후 임기만료에 따른 조합장 선거는 임기만료 연도 3월의 두 번째 수요일에 동시 실시키로 됐다.

개정법은 아울러 선거 관리 주체를 기존 농협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바꿔 불법 및 비리 행위를 집중 감시토록 했다.

그러나 선거운동 방식이 과도하게 제한되면서 조합원이 조합장 후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가짜조합원, 무자격조합원도 문제시된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조합원 알권리 침해..TV토론회 허용해야

선거운동 방법 등 구체적 내용을 담은 근거법은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공단체등위탁선거에관한법률'로,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했다.

제정법은 '후보자 본인' 외 누구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제한, 현직 조합장에게 유리한 선거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운동 기간은 후보 등록일부터 선거일 전까지 14일 간 허용하고, 후보자의 TV토론회 및 연설회는 불법이다.

법안의 국회 심의과정에서 내용들이 상당부분 변질됐다는게 국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국회 소관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원회는 유 의원의 제정안에 담겼던 언론 대담 및 토론회 실시 조항을 삭제했다. 외부기관이 토론회를 주최할 경우 조합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안행위는 제정안임에도 '개최 사유가 적다'는 이유로 공청회도 생략했다. 뒤늦게 제정안 통과를 알게된 농업계 종사자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1월 규제를 완화하는 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계류중이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은 "현재 법에 따르면 선거운동은 후보자 본인이 길거리에서 하는 것만 가능하다"며 "선거운동 방법을 극도로 제한해 조합원들의 알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