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금 납부저항 부추기는 정부

박다해 기자
2015.05.14 06:05

[the300]

"그래서 국민연금은 도대체 어떻게 된다는건데? 탈퇴하는 방법은 없어?"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친구들이 묻는다.

지금 내고 있는 국민연금 보험료율도 벅찬데 보험료율을 두배나 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나서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안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명기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보건북지부는 그럴 경우 현행 9%의 보험료를 2배 수준인 18.8%로 올려야한다고 맞섰다.

"국민연금말고 다른 연금보험 하나 드는거 어때? 어짜피 80세 이상 살텐데…"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11일 "향후 미래세대가 추가로 져야 할 세금부담이 1702조원에 달한다"고 발표하자 이번엔 부모님이 거든다. 보험료와 세금만 늘고 받는 연금액도 일정 수준 이상 보장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사보험을 가입해두라는 후세대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인 셈이다.

야당은 정부와 청와대의 발표가 '거짓'이고 '공포 마케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의 주장 역시 닥쳐올 미래의 위험을 애써 축소하는 '낙관 마케팅'이다.

복지부와 청와대가 제시한 숫자는 야당의 숫자와 '전제'가 다를 지언정 '거짓'은 아니기 때문이다.

1.01%포인트만 보험료율을 올리면 현재 40%인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릴 수 있다는 야당의 계산은 2060년 연금 고갈을 전제로 한 것이고, 복지부의 계산은 고갈시점을 지속적으로 늦춘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다.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릴경우 항후 65년간 미래세대가 추가로 져야 할 '세금' 1702조원이라는 계산은 국민연금 소진 이후 2080년까지의 재정부담을 계산한 것이다.

문제는 조세저항을 가장 우려해야 할 정부가 '세금폭탄'이라는 용어를 들먹이고, 세대간 갈등을 최소화해야 할 장관이 '세대간 도적질'이라는 거친 용어를 동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정 하나만 바꿔도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복잡한 연금구조를 일반 국민들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정부의 말만 계속 듣다보면 적지 않은 국민들이 앞으론 국민연금 앞에 '세금폭탄' '도적질'이라는 접두사를 붙여 생각할지 모른다.

정부가 강조하는 대로 사회적 타협과 국민적 공감대를 통해 국민연금 개혁안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보험료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는 없다. '폭탄'은 아니라도 총탄정도는 맞을수 밖에 없다. 후세대들이 받는 돈이 대폭 늘어날 수도 없다. 도둑맞기까지는 않더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후세대들은 앞세대들을 부양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안이 됐든 야당안이 됐든,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감소, 성장률 정체기를 살아가야 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국민연금은 더이상 이전세대가 누렸던 '환상적인 재테크'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가입자 전체가 연대해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제도다. 강제 가입을 기피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노후빈곤층이 확대되고 결국 정부는 조세나 국고를 통해 이를 부담해야 한다. 국민연금 무용론이 확산되면 결국 그 화살은 정부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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