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이 다음달 6일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에 부치기로 하면서 여야의 대응 전략이 관심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은 일단 본회의에는 참석하되 표결에는 불참하는 형태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연합도 일단 재의만 되면 여당의 표결 불참은 용인하겠다는 게 내부적인 입장이어서 현재로선 재의 후 의결정족수 미달로 일한 투표불성립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새누리당은 30일 정 의장의 '6일 국회법 재의결' 방침이 전해진 후 국회법 개정안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에 입장만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 재의 없이 자동폐기키로 한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재의에 참여한다는 것은 표결까지 참여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통일경제교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께서 재의에 부치면 참여해서 우리 당의 의사를 밝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표결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방법은 아직 안정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개정안은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해야 표결할 수 있고,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통과된다. 새정치민주연합 130석과 정의당 5석, 정의화 의장까지 합치면 표결에 참여할 의석은 136석으로 재적의원(298명)의 과반수(150명)에 못미친다.
다만 새누리당이 본회의에 참석은 하기로 한 만큼 정 의장이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표결 선포를 한 후 퇴장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야당 의원들은 무기명 투표에 참여할 수 있지만 결국 의결 정족수(150명) 미달로 투표가 성립되지 않는다. 대통령으로부터 환부된 법안과 기타 인사에 관한 안건은 무기명투표로 진행된다.
무기명 투표의 경우 의원들은 의결 정족수 확인을 위해 의원명패를 명패함에 넣은 다음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는다. 만약 의원명패함을 열어봤을 때 의결 정족수가 되지 않으면 투표함은 개봉하지 않는다. 이 경우 개정안은 본회의에서 상정된 상태에서 계류돼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만에 하나 새누리당 일부 의원(14명)들이 투표에 참여해서 표결 정족수(150명)를 채우면, 이 가운데 3분의 2(100표) 이상만 얻어도 국회법 개정안은 통과될 수 있다.
새누리당은 다음달 6일 본회의에서 이미 법사위를 통과한 60여개 법안과 앞으로 각 상임위와 법사위를 통과할 추가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유 원내대표는 "그날 본회의를 하게 되면 의사일정 1항이 국회법 (개정안)이고 표결은 우리가 참여를 못한다"면서도 "2항부터는 경제민생법안들이라서 여야가 참여해서 표결할 수 있으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야 원내수석 간에 그날 법안을 얼마나 통과시킬지 협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명목상으로는 새누리당의 표결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 기일만 잡아주면 국회 일정을 정상화하고 기타 법안을 통과하기로 한 만큼 새누리당의 표결 참여와 관계 없이 법안처리에 협조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의 '본회의 참석, 표결 불참' 결정에 대해 "새누리당이 늦었지만 결단을 내린 것인지, 야당과 국민을 상대로 꼼수를 쓰려는 것인지 의문스럽기 그지없다"며 "새누리당은 약속대로 본회의에서 국민의 민의가 반영될 수 있도록 꼭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권 핵심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애초에 재부의 일정을 잡아오는 것을 조건으로 의사일정을 거부해온 것이고 새누리당의 참여는 전제조건이 아니었다"라며 "재부의 일정이 잡힌 만큼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당은 새누리당의 표결 참여를 설득하는 방안도 계속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새누리당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국회법 개정안은 부결되지 않고 본회의에 계류돼, 야당이 국회법 개정안 부의를 계속해서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