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관련 추가경정 예산안을 놓고 입법부와 행정부가 자정까지 힘겨루기를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4일 추가 논의를 통해 예산안 심의를 마치기로 했다.
복지위는 13일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복지부 소관 추경 예산안 심사를 실시했다. 양측이 한치도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오후 5시30분에 시작한 회의는 자정이 다돼서야 끝이 났다.
예결소위 추경 예산 논의는 '부처가 깎고, 국회가 늘리는' 이상한 줄다리기 양상으로 전개됐다. 국회는 메르스 관련 추경임을 강조하면서 '최대한 많은 예산을 마련해놓자'고 주장한 반면, 복지부는 이미 배정된 예산이라며 '증액은 불가하다'고 맞섰다.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의료기관 피해지원'과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수급 관리' 부분이었다. 정부는 의료기관의 정당한 손실보상을 위해 1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소위는 최소 4000억원의 증액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복지위 야당 간사이자 회의를 주재한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상 대상을 최대한 넓혀야 한다"고 했고 같은 당 김용익 의원도 "일단 증액하고 (사용하지 않은) 나머지는 불용처리 하면 된다"고 했다.
메르스 사태 확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가족 중심 간병문화를 개선하는 '포괄 간호서비스' 사업과 관련해서도 국회와 복지부는 의견을 굽히지 않아 헛심만 썼다. 기존 20억원 외에 250억원을 추가로 편성하자는 소위 주장에도 복지부는 이미 건강보험 수가 인상에 적용됐기 때문에 증액이 적절한지 봐야 한다며 수긍하지 않았다.
"공공병원만이라도 포괄간호서비스를 의무화하자"는 김 간사의 제안에도 복지부는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두 사안 모두 14일 예결소위를 다시 열고 추가 논의키로 했다.
증액이 결정된 부분도 있었다. 기획재정부 예산심의 과정에서 삭감된 '공공백신 개발센터' 예산 10억8000만원과 관련, '예비타당성 결과를 보겠다'며 방어자세를 취하는 복지부의 만류를 뿌리치고, 예결소위는 증액을 결정했다. 용역 시행이 우선이라는 '국가 감염병연구병원' 예산도 '감염병전문병원은 여야 합의사항'이라는 소위 주장에 따라 101억3000만원을 신설키로 했다.
복지부가 소위의 증액 요구에 번번히 '퇴짜'를 놓자 여당 의원이 나서서 꾸짖는 '촌극'도 벌어졌다.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은 회의 말미에 "(우리의 증액 요구는) 복지부 업무를 도와주기 위한 것인데 (오히려) 복지부가 거부한다"며 "일을 하려는 것인지 갈피를 못잡겠다"고 성토했다.
소위는 추경 심사를 마무리짓고 의결된 예산안을 15일 복지위 전체회의에 넘긴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과한 예산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겨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