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필패' 공식, 野 통합을 외치는 이유

최경민 기자
2015.09.16 06:47

[the300-런치리포트][野, 신당의 꿈②]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신당은 '독(毒)'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2015.9.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정치민주연합 내 신당 반대파들은 '분열은 필패'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통합이 아닌 분열을 택해서는 선거에서 결코 승리를 거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수의 야권 인사들은 선거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행된다고 주장한다. 진보 대비 보수가, 호남 대비 영남이 인구가 많기 때문에 선거 구도 자체가 야당이 승리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안그래도 불리한 구도 속에서 야권이 분열까지 한다면 결코 수권정당으로 올라설 수 없다는 불안이 깔려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호남의 90%가 언제나 지지해줬음에도 야권이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여권의 분열, 탄핵과 같은 우연이 합쳐져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였다"며 "이같은 맥락에서 지난 4·29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당 지도부에만 묻는 것은 적절치 못한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진단했다.

정청래 의원은 "문재인도, 안철수도, 김한길도 그리고 박원순도 총선 때 다 힘을 합쳐야 우리가 해볼 수 있다. 분열하고 갈등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누구를 배제하고 빼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인데 총선 승리에 희망이 없다. 부지깽이라도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주류 인사들도 '신당'과 '탈당' 보다 '통합'을 우선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박지원 의원은 최근 문 대표의 재신임 결정에 반대의사를 밝히면서도 "당이 분열되면 안 된다. 통합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지난달 광주에서 호남지역 의원들과 회동한 직후 "분당같은 것은 안 된다.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무리 지지율이 낮은 소규모 신당이라고 하더라도 야당의 선거 결과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보통 총선마다 여·야 간 5%포인트 이내의 초접전지는 40~50개씩 발생하는데, 신당으로 지지표가 나뉜다면 접전 지역의 탈환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지난 4·29 재보선 때도 야권의 텃밭인 서울 관악을에서 새정치연합의 정태호, 국민모임의 정동영 후보가 표를 나눠갖는 사이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이 당선된 아픈 기억도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천 의원의 차녀 결혼식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5.9.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에 문재인 대표는 지난 1일 광주·전남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분열은 아픈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표는 "신당의 경우도 하다못해 2~3% 정도의 지지도만 갉아먹어도 수도권을 비롯한 박빙의 지역에서는 승패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신당을 비롯한 분열은 우리가 피해야 한다. 국민들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전 인천시장도 지난 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당, 약인가 독인가' 토론회에서 '신당은 약(藥)이다'고 주장한 탈당파 박주선 의원에 맞서 '신당은 독(毒)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남에서 신당이 창당되면 수도권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어 이럴 경우 야권은 전멸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신당 창당에 쏟을 에너지를 당 개혁에 앞장세우는 것이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보다 실리적인 입장에서 신당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신당의 실질적인 영향력이 미약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을 탈당해봐야 얻는 실익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호남 지역 의원의 보좌관은 "민심이 새정치연합으로 안 오는 게 문제일뿐 신당에 대한 기대치 자체는 확실히 한 풀 꺾였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한 초선의원은 "사실 신당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라고 해봐야 대부분이 구시대 사람들이어서 별다른 공감을 못일으킬 것 같다"며 "신당의 구체적인 실체도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는 등 지지부진 모습이라 당내에는 신당론의 동력이 상실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비주류들은 신당보다는 문재인 흔들기로 전략을 수정한 듯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통합'이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지난 9일 야권의 분열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 등을 모두 포함한 연석회의 구성을 요청했고 문 대표도 이 제안에 대해 "100% 공감한다. 생각하는 해법이 비슷하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당파'들의 응답이 있다면 연석회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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