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연내 통과를 목표로 추진 중인 노동시장개혁의 국회 상임위원회 논의가 시작과 함께 파행됐다. 새누리당이 여당과 야당 각각 8명으로 동수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정원을 한 명 더 늘려 '야소여대' 상황을 만들려는 시도를 한 것이 발단이 됐다.
국회 환노위는 20일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를 열고 정부와 여당이 입법화를 강력하게 추진 중인 이른바 '노동시장개혁 5대 법안(5대법안)'을 심사했다.
환노위 법안소위는 이날 오전에는 여야의 이견이 거의 없는 비쟁점 법안들을 논의했고 오후 2시부터 통상임금 정의와 근로시간단축 문제가 걸린 '근로기준법 개정안'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머니투데이 더300을 통해 현재 여야 합해 16명인 환노위 정원을 새누리당이 한 명 더 늘려 '야소여대'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는 보도([단독]與, 환노위 증원시도···'노동5법' 처리 강수(?))를 야당 의원들이 접하면서 소위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됐다.
현재 환노위는 새정치민주연합 출신인 김영주 위원장을 포함해 여당 8명, 야당 8명 동수다. 그러나 여당 몫의 환노위 'TO' 1명을 더 확보해 노동개혁 관련 표결이 진행되더라도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상임위원회 위원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안'관련 동의를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원내수석부대표단과 환노위 여당 의원들에게 받으러 다닌 사실이 확인된 것.
이에 따라 야당 환노위 법안소위 위원들은 오후 3시20분 경 정회를 선언하고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와 소위 계속 진행 여부를 상의 끝에 이날 회의를 중단했다.
국회 환노위 야당 간사인 이인영 새정치연합 의원은 법안소위 중단 이후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에서 환노위 꼼수 증원을 시도해 법안심사 논의를 중단한다"며 "새누리당 지도부가 명시적으로 꼼수 증원 시도를 철회할 때까지 정상적인 법안심사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환노위 법안소위 위원인 은수미 의원은 "원래 19대 국회 1기 환노위의 정원수는 야당 8명, 여당 7명이었다. 이걸 2기 시작하면서 원내대표끼리 8대 8로 동수를 이뤘던 것"이라며 "이제 동수도 모자라 8대 9로 해달라는 거다. 명시적인 철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노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오후에 '근로기준법 개정안' 중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정의 규정을 논의했지만 야당은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진 부분까지 합의를 거부해 계속 논란만 거듭했다"며 "야당이 그것(환노위 증원 문제)을 핑계로 회의 중단한 것은 정말 유감이고 노동개혁을 바라는 많은 국민들의 뜻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말했다.
환노위 증원 의도에 대해서는 "과거 한·미FTA(자유무역협정)처럼 뒤론 동의하고 앞에선 반대형식 취해 퇴장하면 단독처리해야 한다. 근데 환노위 8대 8이라 정수 변경 아이디어 내서 준비했다"며 "언론 보도 뒤 야당이 반대해서 안 하겠다고 여러 차례 했음에도 소위를 거부한 건 '5대법안' 논의 자체를 (야당이) 달가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보이콧'으로 첫날부터 파행된 국회 환노위 법안소위는 증원에 대한 여야의 입장 변화 여부에 따라 오는 23일 재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야당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공식적인 환노위 증원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며, 여당은 환노위 증원 목적의 규칙 개정안이 제출도 안 된 상황에서 지도부가 나설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환노위는 법안소위가 파행되기 전까지 통상임금 정의와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논의했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은 통상임금에서 제외될 수 있는 금품을 시행령으로 위임하자는 의견인 반면, 야당은 사진에 지급되는 모든 임금을 통상임금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근로시간단축은 법정근로시간인 주 40시간에 더해 연장근로시간 12시간만 인정할 수 있다는 야당 의견과 여기에 한시적으로 특별연장근로 8시간을 추가로 인정해 주자는 여당안이 부딪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