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말정산 대란' 벌써 1년…사라진 면세자 축소방안

배소진 기자
2016.01.11 05:30

[the300]

연말정산 시즌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이 불거진 지 꼭 1년 만이다.

지난해 1월 정치권은 그야말로 연말정산 '블랙홀'에 빠져있었다. 2013년 세법개정을 통해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됐고 이 과정에서 환급액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거나 오히려 더 내야하는 사례가 연일 쏟아졌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이 부랴부랴 내놓은 보완대책들은 5월에야 겨우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른 세수감소 규모는 총 4560억원으로 추산됐다. 면세자 비율도 근로소득자의 32%에서 48%로 높아졌다. 여야가 지난해 상반기의 대부분을 소요해가며 싸운 끝에 '이뤄놓은' 결과다.

근로소득자 2명 중 1명이 사실상 세금을 내지 않게된 상황이 닥치자 일각에선 소득세 인상 필요성에 군불을 때기 시작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최근 한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GDP 대비 소득세 비율(201년, 3.7%)이 OECD평균(2013년, 9.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주요 원인으로는저소득 구간에서의 낮은 실효세율을 지목했다. 실제로 정부는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연에 면세자 축소방안 연구용역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저소득층의 세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실상 '증세'를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뒤따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47조원에 육박하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늘어나는 복지재원을 확보하려면 현재와 같은 세수체계를 통해선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학계에서도 일찌감치 면세점 이하 소득자를 줄이기 위한 소득세 인상 필요성을 논의해 왔다고 한다.

고소득자 뿐 아니라 저소득자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인식에는 상당수가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방법이다.

면세점을 낮춰 서민·중산층까지 세원확보의 대상으로 삼고자 했을 땐 엄청난 저항에 부닥친다. 지난해 연말정산 대란이 그랬고, 2013년 세법개정 역시 그랬다. 당장 3개월 가량 남은 총선도 큰 걸림돌이다. 소득증대를 통해 면세점 이하 근로자들이 과표구간 상위로 이동, 납세자로 바뀔 수 있다면 좋겠지만 최근 국내외 경제 분위기는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다. 이래저래 진퇴양난인 셈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7월 연말정산 보완책으로 인한 면세자 축소방안을 국회에 보고했었다. 최저한세 신설, 근로소득공제와 표준세액공제 축소, 특별세액공제 종합한도 설정 등의 방안이 언급됐지만 기재부는 '신중검토'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보고를 위한 보고를 한 것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 이후 반년 넘게 정부도 국회도 면세자 축소방안에 대해선 어떤 얘기도 하지 않고 있다.

오늘(11일)은 박근혜정부의 새 경제팀을 이끌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날이다. 이번엔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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