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세력의 개혁 저항" 朴대통령, 노동계에 '선전포고'

이상배 기자
2016.01.25 15:08

[the300] "노동계 불법집회·선동 강력하게 책임 물어야"…누리과정 '분할통치' 전략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개혁에 반대하며 투쟁을 선언한 노동계를 '개혁에 저항하는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노동계의 반발에 밀려 4월 총선 전 노동개혁을 관철하지 못할 경우 임기 내 완수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불법집회·선동, 강력한 책임"

박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저는 우리 아들 딸들의 장래를 외면하고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정치권의 일부 기득권 세력과 노동계의 일부 기득권 세력의 개혁 저항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원회도 탈퇴하면서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이제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하면서 거리로 나서고 있다"며 "불법집회와 선동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22일 발표한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관련 2대 지침에 반대하며 25일자로 무기한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30일에는 서울에서 대규모 도심집회를 열 계획이다. 한국노총도 금속노련과 화학노련 등 강경파를 중심으로 '양대 노총 제조부문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했다. 만약 한국노총이 총파업 대열에 합류한다면 외환위기 당시 1998년 이후 18년만에 첫 양대노총 공동 총파업이 된다. 별도로 한국노총은 2대 지침에 대한 헌법소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 '소송 투쟁'과 4월 총선을 겨냥한 '총선투쟁'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불법집회와 선동에 대한 강력한 책임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정부와 노동계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미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처 방침을 천명한 상태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23일 대국민담화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민주노총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 총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민주노총이 불법파업을 강행한다면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그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민주노총 지도부를 상대로 한 공권력 행사를 경고한 셈이다.

◇누리과정 '분할통치' 전략

노동계에 대한 압박과 함께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 2대 지침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대국민 여론전'도 병행했다. 박 대통령은 "공정인사 지침, 취업규칙 지침 등 2대 지침은 노사정 합의 취지에 따라 공정하고 유연한 고용관행을 정착시켜 새로운 일자리 창출 기반을 만들고 기업들의 정규직 채용 여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정인사 지침에 '쉬운 해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지침이 시행되면 근로자들은 기업의 자의적인 해고로부터 보호를 받아 부당해고가 사라지고 불합리한 인사관행도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미편성에 따른 '보육대란'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강공'을 선택했다. 박 대통령은 "당초 국민과 했던 약속,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대한)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는 시·도교육청 등에는 이미 금년도 예산에 편성돼 있는 3000억원의 예비비를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한 지방교육청에만 예비비를 우선 투입, 예산 편성을 거부한 지방교육청에 예산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미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하는 지방교육청과는 타협할 의사가 없다는 뜻이다. 각 지방교육청들을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갈라서게 만드는 일종의 '분할통치'(Divide and Rule) 전략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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