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 4·13] 임(任)·전(田)무퇴로 여권 분열 ‘분당을’ 격랑

임상연 기자
2016.03.18 05:35

[the300]공천 탈락 임태희 무소속 출마 선언…전하진-김병욱 3자구도 예측 불허

4.13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경기도 성남 분당을이 격랑에 휩싸였다. 공천에서 탈락한 새누리당 임태희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판세가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15일 분당을에 현역 전하진 의원을 단수 공천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선 19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김병욱 지역위원장이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임(任)·전(田)무퇴로 만들어진 3자구도에서 김 위원장이 ‘제2의 분당대첩’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여당색 더 짙어진 분당을··3자 구도가 변수=‘제2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분당은 전통적으로 여당색이 강한 곳이다. 분당이란 선거구가 생긴 1992년 14대 총선이래로 야당 후보가 승리한 적은 ‘손학규의 분당대첩’이라 불렸던 2011년 재보궐선거(분당을) 단 한 번뿐이다.

분당을은 지난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구 재획정으로 구역조정이 이뤄졌다. 분당갑의 수내1,2동이 분당을로 편입된 것. 이에 따라 분당을은 여당색이 더 짙어졌다. 수내1·2동은 분당 내에서도 보수성향이 강한 동네로 구분된다. 실제 지난 19대 총선에서 두 지역의 여당 후보 득표율은 평균 58%에 달했다. 정치권에서 “전하진과 임태희 두 후보 중 경선에서 이긴 자가 분당을을 차지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경선 대신 단수공천을 선택하면서 판세가 틀어졌다. 경선도 못해보고 공천에서 탈락한 임태희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여야 2자구도가 여-무소속-야 3자구도로 바뀐 것이다. 판세가 바뀌면서 결과도 예측 불허가 됐다. 새누리당의 후보가 갈라지면서 지역내 지지층의 표심이 분산되는 등 내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전하진vs임태희 신구대결 승자는?=정치권에선 이명박정부에서 대통령실 실장을 지낸 임 전 의원이 우세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경기지역 언론사인 중부일보와 리얼미터가 지난 11~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임 전 의원이 전 의원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후보로 누가 적합한가’를 묻는 질문에 임 전 의원이 35.5%의 지지율로 전 의원(27.7%)를 오차범위(4.3%) 내에서 앞섰다.

임 전 의원은 분당이 갑·을로 분구된 지난 16대부터 18대까지 내리 3선을 지낸 ‘터줏대감’이다. 특히 18대 총선에선 71%에 달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 임 전 의원은 2010년말 대통령실 실장으로 임명되면서 배지를 떼고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손학규의 분당대첩’이 일어난 것도 이 때다. 지난 2014년 재보궐선거에선 수원영통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재기를 노렸지만 낙선했다. 임 전 의원에겐 이번 총선이 정치생명을 좌우하는 마지막 시험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러나 현역의원으로 4년간 지역구를 다져온 전 의원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특히 새누리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인 만큼 정당이 선택한 전 의원에게 힘이 실리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국내 벤처1세대로 한글과컴퓨터 대표를 역임한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당시 정보기술(IT)전문가로 영입한 인재로 정부의 ‘창조경제’ 전도사로 통한다. 판교창조경제밸리 조성 등에도 기여하는 등 혁신적인 의정활동을 펼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3자 구도가 ‘제2 분당대첩’ 발판될까=일찌감치 단수후보로 낙점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지역위원장은 2011년 재보선 당시 분당을 후보로 나섰다가 손학규 전 당 대표에게 공천을 양보하면서 분당대첩을 견인한 인물이다. 그 인연으로 손학규 전 당 대표시절 정책특별 보좌관을 지냈고, 이재명 성남시장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오랫동안 지역구 내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김 위원장측은 새누리당의 공천 파장에 따른 선거구도 변화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전 의원에게 득표율 9.4%포인트(9424표)차이로 패했지만 18대에 비해선 표차이가 크게 줄었다. 공천 파장으로 새누리당 표심이 분산되면 승산이 있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야권에서는 김 위원장 외에 진보정당인 민중연합당 김미라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주택 노후화·공동화 현상 해결에 관심=분당은 25년 전 세워진 제1기 신도시로 주택 노후화 문제가 지역 내 주요 이슈 중 하나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지역경제 위축등 공동화 현상도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꼽힌다.

각 후보들의 공약도 주택문제 해결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신도시특별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부 지원을 확대해 재건축·리모델링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전 의원은 분당법조단지와 친환경에너지타운연구단지인 ‘썬파크’ 조성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임 전 의원도 분당 지역에서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주거 교육 일자리 문제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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