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이 이끄는 핵 비확산 협력회의, 북핵 해결 공조 구심점 되길

송영완 주 오스트리아 대사
2016.06.17 09:33

[the300]원자력공급국그룹(NSG)총회 서울 개최에 부쳐

올해는 새해 벽두부터 핵(核)문제가 국제관심사가 됐다. 북한은 1월 6일 제4차 핵실험을 자행하여 국제사회를 불안하게 한 반면, 1월 16일에는 이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 타결돼 전세계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핵문제와 이란핵문제를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제재 결의를 채택한 것이 2006년이니, 꼭 10년만에 두 문제의 향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이는 아마도, 핵무기 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제재의 효과가 서로 상이하게 나타난 결과가 아닌가 한다.

제재를 올바르게 이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물류의 흐름을 통제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행정력과 의지를 요하는 일이다. 육지, 바다, 하늘 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까지 전세계가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는 오늘날에는 더욱 그러하다.

지난 3월초 채택된 안보리 결의 2270호는 북한에 대해 유례없이 강력한 제재 조치를 담았다. 그러나, 2270호 결의의 성패는 기본적으로 개별 유엔 회원국들이 얼마나 결의를 잘 이행하는가에 달려있다.

북핵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지역 문제가 아닌 국제 문제가 된지 오래이며, 이란 핵문제가 해결 과정에 오른 지금, 북한 핵문제는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핵확산 과제이다. 따라서, 앞으로 국제사회는 안보리 결의 2270호 이행과 더불어 기존의 국제 감시체제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이 매우 크며,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비롯, 핵과 미사일 문제를 다루는 국제기구 및 회의체가 밀집해있다. 그중 제재 이행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것은 원자력공급국그룹(NSG: Nuclear Suppliers Group)이라는 핵확산통제 체제이다. 이 회의체의 목표는 단 한가지, 핵무기의 확산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원자력 물질 및 상용 물품을 생산, 공급할 능력을 보유한 NSG의 48개 회원국들이 모여 핵무기 개발 의혹이 있는 국가로 원자력 관련 물품, 기술 등이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협력한다. NSG는 지난 40여년간 다양한 비확산 원칙 및 규칙을 창출해냄으로써 대량파괴무기 확산 방지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유엔 안보리 뿐만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 등 권위있는 국제기구에서도 NSG가 작성한 통제물품 목록을 그대로 차용할 만큼, NSG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우리나라는 NSG 활동 참여를 통해 국제 핵비확산 체제에 기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 해결도 앞당기려 노력중이다. 이러한 제반 사항을 고려해, 우리나라는 금년 6월부터 1년간 NSG 의장국을 맡기로 했다. 우리의 NSG 의장국 수임은 2003년 이래 두번째이다. 10여년 사이, 우리나라가 세계 6대 원자력 강국으로 부상한 만큼, NSG 회원국들은 우리나라가 의장국으로서 어떠한 비전으로 핵확산통제 강화에 기여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NSG 의장국을 맡는 동안, 우리나라는 NSG 핵확산통제의 효과성을 제고하는 데 중점을 두게 될 것이다. 최근, 핵무기를 획득하려는 악의적 세력들은 통제물품보다는 조금 사양이 미달되는 물품(소위 “캐치올 통제물품”)을 조달해 감시망을 회피하거나, 학술교류 등을 가장하여 기술을 빼돌리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능적 제재 회피에 대응하는 데 세계 7대 무역대국으로서 쌓은 우리의 노하우가 주효할 것으로 본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범세계적 핵, 미사일 비확산 체제에 대한 기여를 강화한 해로서 기록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NSG 의장국뿐만 아니라, 올해 10월에는 탄도미사일 확산 방지를 위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의장국과 12월에는 국제원자력기구가 개최하는 각료급 핵안보 국제회의 의장국도 맡는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을 통해 한반도는 물론, 지구촌이 조금 더 안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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