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지사님 대학 때 디스크 앓아본 적 있어요? 제가 대학때 보면 부잣집 아들들은 다 디스크더라고요. 저 사람도 부자니 디스크 앓았을 줄 알았지. 다 디스크 때문에 (군대를) 안 가. 디스크는 부자병이구나 했지. 남 지사는 어려서부터 대권에 꿈이 있었던 모양이네."(일동 웃음)
5일 국회의원 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모병제 희망모임 제1차 토크' 진행을 맡은 정두언 전 국회 국방위원장이 '병역비리'를 꼬집으며 한 말이다. 발표자들은 상류층 자녀 군면제 의혹 등 '병역비리'의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나, '모병제'를 통해 너도나도 입대하려 힘쓰는 '입대비리(?)'를 하게 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여느 군 관련 토론회와 달리 '토크쇼'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특히 당적을 달리 하는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표와 정두언 전 국방위원장이 진행하는 거침없는 '토크'는 좌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남경필 지사는 아버지의 재산과 지위에 따라 아들의 군입대가 결정되는 세태를 언급하며 "이러니 국민들은 군에 끌려달란 표현을 한다. 흙수저-금수저론, 불공정의 핵심에 군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두관 의원은 "모병제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자는 주장을 했다가 종북으로 비판받았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특히 정 전 위원장은 모병제 도입에 대한 기득권의 저항을 언급하며 군을 겨냥했다. 그는 "문민 국방장관 시대가 열려야 모병제를 비롯해 군 구조개혁이 가능하다"며 국방위 경험이 많은 안규백, 유승민 의원이 충분히 국방장관을 할 수 있다는 등 파격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패널 중 모병제 반대론자나 정책 타당성을 검증할 정부 관계자가 없었단 점에서 정식 토론회로는 다소 모자랐다. 대신 군 입대할 자녀를 둔 학부모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청년들, 일반 시민들이 참여해 국회의원들과 즉석 질문을 주고받으며 격의없는 논의를 했다. 시민들은 모병제와 징병제를 병행운영해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부터 여성 징병제 필요성, 징병제 사병들의 월급 현실화 문제까지 즉석에서 다양한 제안을 했다.
이날 모병제 '토크'는 당장 정책으로서 현실성은 떨어질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 군대가 가진 다양한 문제점을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폐쇄적인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