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첫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의원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특히 새누리당의 태도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 6일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우리 당은 야당 대표의 연설을 경청하겠다"고 말한 뒤부터다.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동안에 집단 고함도, 야유도 없었다. 이전까지 본회의의 분위기를 떠올리면 놀랄 만큼 조용했다.
특히 7일 박 위원장의 연설 내용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이 독선과 불통으로 분열과 갈등만 키우고 있다"며 박 대통령을 직접 비판했고 "신(新) 보도지침과 언론통제로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며 이정현 대표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 의석에서는 "좀 너무하다"는 탄성이나 "말도 안 된다"는 웅성거림이 있었을 뿐 의사 진행에 방해가 될만한 야유와 고함은 없었다.
연설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 이 대표는 본회의 직후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고 평했고 당 논평도 "고견과 주문들에 감사드린다"고 시작하며 한결 부드러운 태도를 보여줬다. 이 대표는 "야유하고 고함치고, 또 끝나고 나서 비난하고 비판하는 의도적 논평을 내는 정치문화를 바꾸고 싶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새누리당의 '경청' 모드는 일단 칭찬할 만하다. 다만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지켜볼 문제다. 박 위원장의 연설이 끝나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은 "현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선동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하며 불쾌감을 참고 있었다. 한 번이었지만 박 위원장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언에 "좀 제대로 알고 말하라"고 말한 의원도 있었다. 지도부의 지시에 억지로 경청하는 척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의 야유와 막말, 고함은 항상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0대 국회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7월 첫 대정부질문에서부터 고성이 오갔고 정기국회는 개회하자마자 집단 야유와 퇴장에 파행을 겪었다. 불과 일주일 전 국회의장을 향해 '테러균'이라고 조롱하던 모습이나 의장실을 점거하며 고성과 폭언을 날리던 모습도 아직 국민의 눈에 선하다.
"친구의 말에 귀 기울여요"란 예절은 어린이집 교육과정에도 들어있다. 새누리당의 경청 모드가 진심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