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국산 저질철근 1600톤, 'KS인증' 달고 국내 빌라등에 공급

최경민 기자
2016.09.26 06:00

[the300]이찬열 더민주 의원 확인…8월 문제제기에도 유통 이뤄져

인천항에 'KS마크'가 붙은 채 적재돼 있는 타이강(Taigang)강철과 신창다(Xinchangda)강철/사진=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중국산 저질철근 1600톤이 'KS인증' 마크을 달고 국내 건설현장에 공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저질철근으로 만든 건물은 지진에 특히 취약할 수밖에 없어 관련법 정비도 시급하다는 평가다.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실에 따르면 중국 타이강(Taigang)강철과 신창다(Xinchangda)강철의 철근 1600톤이 모두 KS인증 마크가 붙은 채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유통물량중 상당수는 지난해 10월 KS인증이 취소된 타이강강철의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1600톤은 약 99m²(30평) 아파트 320채를 지을 수 있는 규모다.

이찬열 의원실측은 최근 인천항 부두 창고를 관세청 직원들과 함께 방문해 이같은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무렵 총 4200톤이 수입됐던 해당 철근들은 현재 현재 인천항에는 약 2600톤만 남아있고 나머지는 이미 건설현장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의원에 따르면, 타이강강철의 철근은 지난해 한국표준협회로부터 연신율(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비율)에 '치명 결함'을 지적받고 KS인증을 박탈당했다. 연신율이 떨어질 경우 철근이 휘어지지 않고 끊어지는 특성을 보인다. 이어 올 6월27일 KS인증을 재취득했다. 현행법상 인증이 취소된 후 1년 동안 재인증을 받을 수 없음에도 약 9개월만에 KS인증을 다시 받은 것. 게다가 타이강강철은 KS인증을 보유한 신창다강철을 인수한 후 KS인증을 양수받는 편법을 이용했다.

이같은 인증제품의 승계가 이뤄질 경우, 현행법에 따라 3개월 이내에 정기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같은 과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9월27일까지 사후관리 신청을 받아 공장심사 등을 실시해 제품에 대한 품질 수준을 확인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타이강강철측은 아직 심사 신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강(Taigang)강철 제품에 붙어있는 'KS인증' /자료제공=이찬열 의원실

특히 최근들어 내진설계가 시급하다는 지적속에, 연신율이 떨어지는 철근으로 건물을 만들 경우 지진에 무엇보다 취약하게 된다. 이찬열 의원실 관계자는 "타이강강철의 철근은 주로 빌라 건설쪽으로 유통됐다고 들었다"면서 "안 그래도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지진에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는 한국형 빌라 건물에 저질철근이 들어갈 경우 부실공사 위험은 더욱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산 저질철근을 사용할 경우 30평 아파트 한 채당 약 100만원을 남길 수 있다고 평가받는 것을 고려하면, 1600톤 유통으로 3억2000만원 수준의 돈을 아끼려고 건물의 안전성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행위가 이뤄졌다.

타이강강철의 KS인증 문제가 지난 8월 당시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이후에 별다른 제재가 없었던 것도 문제다. 당시 산업부가 해명자료를 통해 "타이강강철이 KS인증을 보유한 신창다강철을 인수했다고 하더라도, KS인증이 취소된 타이강강철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KS인증제품이 아니다"고 밝혔을 뿐, 정부 차원에서 이미 수입된 제품들에 대해 어떠한 제재도 이뤄지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2015.10.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찬열 의원은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저가의 중국산 철강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어 철강 산업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소비자를 기만하는 꼼수를 강력히 규제하여 부실 자재의 국내 반입을 막아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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