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레터]前대통령 예방…그 후

우경희 기자
2017.01.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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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YS예방 당시 사진/사진=새누리당 제공

# "칠푼이 아이가?(칠푼이 아니냐?)" 2012년 7월 대선 정국에서 YS(김영삼)는 박근혜 당시 후보를 이렇게 혹평했다. 그래도 박 대통령은 8월 YS를 예방했다. 둘의 대화는 나름 화기애애했다. YS는 비록 웃음기 없는 얼굴이지만 "많은 산을 넘어야 할 텐데, 하여튼 잘 하라"고 덕담했다. 박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답했다. 대선 결과는 알려진 대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당시 YS를 찾아 세 번 고개를 숙였다. 1990년 3당 합당을 거세게 비판하며 원수지간이 된 후 얼굴도 보지 않던 사이였다. 예방 당시 노 전 대통령은 1989년 YS가 일본 출장길에 선물한 그 유명한 'YS시계'를 꺼내 찼다. "지나고보니 내 생각만 맞는 것 같지도 않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이겼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소장파 개혁의 상징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던 중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해 세배했다. 원 당시 후보는 "역사적 화해를 위해 찾았다"고 했지만 생난리가 났다. 항의글에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원 후보는 결국 국민 앞에 고개숙여 사과해야 했다. 경선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당 대표 취임 후 전 전 대통령 방문 계획을 세웠다가 홍역을 치렀다. 당 안팎에서 "똥볼 찬다(자충수를 둔다)"는 비난이 비등했다. 결국 예방은 취소됐고 추 대표가 리더십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는 평이 나왔다.

#어찌보면 이 나라에 찾아뵐 전직 대통령이 많지 않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 정도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병이 깊어 만나기 어렵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9일 MB(이명박)를 만난다. 12일 귀국 후 현직 대통령도 거르고 처음 만나는 전직 대통령이다. 자금문제, 구설수 문제로 '밖은 춥다'는 걸 새삼 느끼는 반 전 총장이다. 더구나 캠프에는 이미 MB계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상태여서 둘 사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형국이다. 둘의 만남이 단순한 전직 대통령 예방 차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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