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에 상륙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게임 '포켓몬 Go'. 1995년 첫선을 보인 포켓몬은 작은 괴물들을 수집한 뒤 잘 키워서 대전(對戰)해 승리를 거두는 것이 목표인 게임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다. 좋은 후보를 선택하고 지지를 보내 성장시킨다. 선거에서 이겨 청와대에 들여보낸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후보 3명을 포켓몬에 비유한 이른바 ‘댓통(대통령의 줄임말)몬’을 수집해볼까.
◇바위 문재인, 물 안희정, 불꽃 이재명…당신의 선택은?= 포켓몬은 풀, 물, 불꽃 등의 고유 속성을 지닌다. 속성에 따라 성격이 모두 다르다. 포켓몬의 대명사이자 전기속성인 '피카츄'가 귀엽고 깜찍하다면, 불꽃 포켓몬들은 '화끈한' 성격을 갖는다.
이런 점에서 볼 때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바위 타입의 포켓몬이다. 다른 후보들의 견제에도 요동치지 않는 견고한 지지율, 대선 재수 경험에서 나오는 여유로움 등이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바위 이미지를 만든다. 포켓몬이라면 한 개쯤 가지고 있는 기술로 그에겐 '뚜벅걸음'이 있다. 다른 후보의 견제와 비방을 온 몸으로 받아내면서도 바위처럼 뚜벅뚜벅 본선을 향해 전진한다는 점을 담았다.
바위같은 성격이 독이 될 때도 있다. 자칫 '불통'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다. 최근 캠프에 합류했다 연이은 구설로 떠난 전인범 전 사령관 논란이 대표적이다. 첫 구설이 나왔을 때 캠프 안팎에서 조치 문제가 거론됐지만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혹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물 속성이다. 유연함과 포용력이 돋보인다. 편 구분 없이 상호 존중과 협의로 발전해 가자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이런 이미지를 더한다. 그의 기술은 '둥글둥글!'. 타고난 친화력으로 진영을 가리지 않고 지지율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만 봐도 꽤 강력한 기술이다. 보수단체 모임에 참석해서도 그들을 팬으로 돌려세운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다.
이런 물 속성도 단점은 있다. '존중'과 '협력'을 내세우다 보니 의견의 명확함이 떨어진다. 같은 편의 오해를 사 공격을 받기도 한다. 최근의 '대연정 논란'이 좋은 예다. 지나친 포용력 때문에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거부감을 느낀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토끼(중도보수층)를 몰고 와 지지율은 높였지만, 집토끼(민주당 지지층)들이 발걸음을 돌리면 정작 당 내 경선에서는 승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불꽃 속성이다. 긴 설명 없어도 그의 평소 발언만으로도 짐작이 가능하다. 이 시장의 주요 기술은 뭐든 '작살낸다'는 그의 평소 발언에서 가져온 '작살!'. "열정페이 작살내겠다", "성과연봉제 강제도입 작살내겠다"등 각종 현안에 대해 사이다 발언을 이어가며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선명하고 불꽃같은 성향이 과격하다는 인상을 줘 거부감을 나타내는 이들도 있다. 언제나 발목을 잡는 '형수 욕설 논란'도 스스로 인정했듯 불 같은 성격 때문에 생겼다.
◇ 속성마다 존재하는 상성…비유는 비유일 뿐 =포켓몬에는 속성에 따른 상성이 존재한다. 상성상 강한 포켓몬이 약한 몬스터를 공격하면 2배에 달하는 피해를 입힌다. 반대로 자신이 약한 상성의 포켓몬을 공격하면 그 피해량이 절반으로 준다. 물(안희정) 속성은 바위(문재인)와 불꽃(이재명) 모두에게 강하다. 흐르는 물이 바위를 부수고, 불을 꺼뜨리는 모양이다.
지난달 말 출마선언 이후 지지율을 끌어 모으며 급상승중인 안 지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2위경쟁을 펼치던 이 시장을 10%p 넘게 따돌렸다. 반대로 문 전 대표와의 격차는 30%p 수준에서 10%p로 좁히며 맹추격하고 있다. 협의와 존중을 내세우며 일부 사안에서 두 후보들보다 보수적으로 '크리크 조정'한 것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불꽃 포켓몬은 물과 바위 모두에 약한 모습이다. 야생(촛불정국)에 있을 때에는 지지율 18%까지 기록했지만, 체육관(대선정국)에 들어오고는 8%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고전하고 있다. 특히 안 지사와 '기본소득', '대연정' 등 공약으로 여러 번 논쟁의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안 지사가 민주주의 원칙과 협의를 내세우는 바람에 제대로 된 대립각 한 번 세워보지 못하고 2위를 내줬다.
바위 포켓몬은 불꽃 속성을 상대로는 강하지만, 물을 상대로는 보통 수준이다. 문 전 대표의 '군복무 1년 공약' 등을 거침없이 비판하며 치고 올라오는 안 지사에 대해서 별다른 견제가 없다. 한창 논란이 된 '대연정'에 대해서도 한 차례 비판한 뒤 "큰 뜻에서 보면 좋은 뜻"이라고 공세를 멈추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이 시장에 공세를 펼치지는 않지만, '법인세 인상' 등 문 전 대표에게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이 시장의 요구에도 별다른 응답을 내놓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모양새다. 물론 비유는 비유일 뿐이다. 철저한 검증과 올바른 지지로 최고의 '댓통몬'을 길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