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혁신 하랬더니…보좌진 충성맹세 요구한 한국당

김민우 기자
2017.08.16 17:22

[the300]한국당 소속 의원 보좌진에 공문발송…"전원 책임당원 가입해라"

자유한국당이 소속 의원 보좌진들에게 전원 책임당원으로 가입하고 당비를 납부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별정직 국가공무원에게 특정 정당 입당을 강제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사무처는 지난 14일 당 소속 의원실 보좌관들에게 "18일까지 ‘당원 가입 및 당비납부 현황’을 제출하고 미입당자와 미납자는 당헌·당규에 따라 입당 및 당비납부가 가능하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 소속의원 보좌진의 소속감과 애당심을 고취시키고 체계적인 조직정비를 통해 지방선거 승리의 원동력을 마련하고자 지난달 27일 당 소속 보좌진 전원 책임당원 가입 목표를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공문을 통해 보좌관(4급) 월 5만원 이상, 비서관(5급) 월 3만원 이상, 비서(6~9급) 월 1만원이상을 직책당비로 납부하라고 안내했다.

한국당은 각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보고하고 당협위원평가시 반영할 계획이다. ‘협조’ 요청이지만 사실상 ‘강제’화 한 셈이다.

사실 국회의원 보좌진의 책임당원 가입은 대부분의 정당의 숙원사업이다. 그러나 강제하는 곳은 없다. 국민의당도 과거 당 소속 의원실 보좌진들에게 협조공문을 보냈지만 당내 반발로 강제하지는 않았다.

국회의원 보좌관들은 국회의원이 임명하지만 엄연히 국가의 세금을 받는 국회사무처 소속의 별정직(계약직) 국가공무원이기 때문이다. 당 소속의 당직자들과도 다르다.

별정직 공무원은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정당가입이 가능하지만 당헌·당규에 명시하고 당협위원 평가에 반영해 가입을 사실상 강제화 것은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당 소속 보좌진들 사이에서도 불평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당 소속 A 의원실 비서관은 “보좌진의 생사여탈권을 국회의원이 쥐고 있기 때문에 당에서 강제해 의원이 하자고하면 보좌진들은 자신들의 신념과 달리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보좌진을 통해 당 운영비를 충당하려 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국당 소속 B의원실 보좌진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속 보좌진들에게 충성맹세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당헌·당규와 별개로 한국당 소속 보좌진들은 월 2000원만 납부하면 책임당원으로 인정받았는데 당세가 기울다보니 보좌진들을 통해 당 운영비를 충당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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