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한반도의 봄…文대통령의 큰 그림은 '경제적 평화체제'

최경민 기자
2018.03.07 17:23

[the300][남북이 만난다 ⓶]정의용·서훈 내일부터 방미…중·러·일도 차례로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인 지난 2015년 8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8·15 광복 70주년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통일'을 차기 집권비전으로 선언하고 환동해권과 환황해권을 양 날개로 하는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을 밝혔다. 2015.8.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의 비핵화 의지 천명과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성과를 얻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라는 목표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북미대화 성사, 북한의 비핵화·체제보장과 관련한 협상 중재, 경제적 평화체제 전환을 순서대로 달성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7일 청와대에 따르면 대북특사로 북한을 방문했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은 다음날 미국으로 출국한다. 2~3일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미국 정부 인사들을 만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등과 나눴던 대화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방미의 목표는 북미대화 성사다. 미국이 밝힌 대화의 조건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에 대한 의지표명이었다. 김 위원장은 "선대의 유훈에 변화가 없다"며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 "북미대화의 의제로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측이 4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도 인정한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거부할 명분은 부족하다.

'비핵화'에 대한 북측의 조건을 미국이 받을 수 있어야 거래가 성립, 협상이 마무리된다. 북측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이라고 비핵화의 조건을 언급했다. 한·미는 비핵화를, 북한은 체제보장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기브 앤드 테이크' 협상이 진행될 여지가 크다. 체제보장과 핵 포기가 등가교환될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문 대통령은 '경제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체제를 보장받는다는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해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사적 긴장이 사라진 자리를 채워야 하는 것은 경제적 협력이다. 문 대통령은 당대표 시절부터 한반도 평화의 영구적인 정착을 위해 '안보' 대신 '경제'를 앞세워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경제적 평화체제 구상의 핵심에는 남북 뿐만 아니라 일본·중국·러시아를 연결하는 환서해·동해경제공동체가 자리잡고 있다. 황해에서 한반도와 중국을, 동해에서 한반도와 러시아·일본을 연계해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수준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정 실장과 서 원장도 방미 이후 중국·러시아·일본을 차례로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 북측의 협상 의지를 전하고 대화 기조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지만, 향후 진행될 경제적 평화체제의 초석을 놓기 위한 수이기도 하다.

북한의 대외경제 의존도를 고도화해 '불가역적'으로 대화에 참여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체제보장이 지상과제인 북한에 직접적인 '당근'을 제시하는 것을 대화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러시아의 연해주에서 한-러 경제협력을 증폭시키고, 북한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한-러가 먼저 경제협력을 시작하고 향후 북한도 참여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던 바 있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큰 그림'이 완성되려면 수많은 협상을 거쳐야 한다. 여전히 미국이 주도하는 '최도한도의 압박'은 유효하다. 문 대통령도 이날 여야 대표와의 회동에서 "북한과 미국 간의 대화가 이뤄지고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때, 국제적인 합의 속에서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핵폐기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다만 미국이 경제적 제재를 먼저 풀지, 북한이 핵폐기 절차를 먼저 밟을지를 놓고 신경전이 극대화가 된다면 협상이 어긋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정학적 변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정학적 의미를 가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나설 게 유력하다. 특히 패권경쟁을 벌이는 G2 사이에서 협상을 지속하다가는 자칫 강대국 간의 '힘의 논리'에 의해 대화가 어긋날 여지도 충분하다. 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성급한 낙관은 금물"인 상황이다.

'대화와 평화'라는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긴밀한 관계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음달말로 다가온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중요한 이유다. 같은 맥락에서 남과 북이 군사적 긴장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간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한 것 역시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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