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재정특위) 권고안을 받아든 국회가 폭풍전야다. 권고안이 세법개정안의 형태로 국회에 도착하기까지는 절차가 남았지만, 여야는 치열한 대립을 예고한다.
이미 국회에 계류된 관련 법안들만 봐도 온도차가 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소득세법 개정안 등을 발의한 상태다. 증세를 통한 소득재분배가 목표다. 이에 맞서는 야권은 종부세 부담 완화 등 ‘맞불 법안’을 발의했다.
재정특위가 3일 내놓은 권고안은 고액 자산가의 세금 부담 확대가 뼈대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정을 통한 부동산 보유자 과세 강화 등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범위 확대, 주택임대소득세제 특례제도 정비(과세 기준액 인하) 등도 포함됐다. 이른바 부자증세, 불로소득 증세다.
비슷한 내용의 여당발(發) 종부세법 개정안은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갑)이 지난 1월 내놨다.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가 주된 내용이다. 각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을 참여정부 시절 종부세 도입 당시 수준으로 인상했다. 주택분 종부세는 △과세표준 6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세율 0.75%(현행)→1%(개정안) △12억원 초과 50억원 이하 1%→1.5% △50억원 초과 94억원 이하 1.5%→2% △94억원 초과 2%→3%로 세율을 기존보다 최대 50% 높였다.
다만 여당 법안은 1주택자의 세부담은 낮추는 ‘핀셋 증세’에 초점을 맞췄다. 과세표준을 일률적으로 공시가격의 80%로 낮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폐지하는 방안을 담았다.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 9억원 이상부터 종부세가 부과되는데 개정안은 그 기준을 공시가격 12억원으로 높여 1주택자의 세부담을 덜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강화하는 내용도 이미 발의돼 있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경기 수원정)이 지난 5월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이다. 금융소득 분리과세 금액 한도를 현행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현재는 개인별 연간 금융소득(이자소득·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율(6~42%)로 누진과세를 하고 있다. 2000만원 이하 소득은 14%의 저율로 분리과세된다.
이에 맞서는 야당은 맞불 작전이다.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서울 강남갑)도 종부세법 개정안을 내놨다. 이번 권고안이나 ‘박주민 안’과 정반대로 보유세 공제금액 확대가 골자다.
현행 종부세법의 과세표준은 주택의 경우 공시가격을 합산한 금액에서 6억원(1세대1주택자 9억원)을 공제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한다. 그러나 야당 법안은 과세표준 공제금액을 6억원에서 9억원(1세대1주택자 12억원)으로 확대했다. 따라서 1주택자와 다주택자 모두 과세기준이 높아져 세부담이 완화된다.
현재 시행령으로 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80%)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국민의 재산권 관리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고 주거 부담을 완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이 외에도 지난해 지난해 올린 법인세를 낮추자는 법안도 줄을 잇는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대구 달성군)이 지난 4월 발의한 ‘법인세법 개정안’은 현행 4단계인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을 2개(2억원 이하·초과)로, 세율은 2~5%p 낮추는 게 주요 골자다. 과세표준 2억원 이하의 법인에 적용되는 세율은 현행 10%에서 8%로, 2억원 초과 법인에 대해선 20~25%인 세율을 20%로 설정했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비례대표)도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 폐지를 통한 과세표준 구간 3단계 환원과 최고세율 인하(25%→22%)를 뼈대로 한 법인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