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피랍 구출 사건처럼 개인의 여행 자유와 정부의 재외국민 보호 책임 문제는 해묵은 단골 이슈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샘물교회 사건’은 이번 부르키나파소 사건과 닮아 있다. 선교 활동을 갔던 봉사단이 탈레반 무장 세력에 피랍됐다가 2명은 사망하고 21명은 40여일 만에 풀려난 사건이다.
개인의 안전사고와 관련해서도 정부의 책임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해 말 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년에서 추락사고를 당한 20대 한국인 청년에 대해 정부가 병원비·이송비를 지원해야 하는지를 놓고 청와대 청원이 제기되며 사회적 논쟁이 뜨거웠다.
정부는 태풍·지진 등 재해 재난을 비롯해 살인·강도·상해·절도·납치·테러 등 범죄 피해에 대한 ‘영사조력’을 제공한다. 영사조력이란 재외공관들이 해외체류 중인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제공하는 영사 서비스다.
지난해 10월 사이판을 강타했던 태풍과 인도네시아 강진으로 우리 국민들의 발이 묶였을 때 정부는 군 수송기를 투입 국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송한 것이 대표적인 실례다.
영사조력이 정부의 '무한책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권분실 여행객의 여권 재발급 △현지 의료기관·사법체계 정보 제공 △긴급 상황 발생시 우리 국민의 안전확인 및 피해자 보호지원 등으로 한정된다.
조력의 범위를 넘어선 업무도 정부의 영사조력에 해당되지 않는다. △벌금대납·비용지불(의료비·변호사비 등) △예약대행(숙소·항공권 등) △병원과 의료비 교섭 △사건·사고 관련 보험회사와의 보상교섭 △구금자 석방·감형을 위한 외교적 협상 등이다.
해군 청해부대가 2011년 1월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 주얼리호를 구출했던 ‘아덴만 여명작전’의 경우 영사조력이 아닌 군 작전이었다.
정부의 영사조력 책임 범위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에 따라 해외 우리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책무가 법률로서 규정됐기 때문이다. 영사조력법은 2021년 1월 16일 시행된다.
이와 맞물려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 안전을 지키려는 인식 변화도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여행경보가 지정돼있지 않다고 해서 특정국가나 지역이 반드시 안전하다는 사실은 아니다"라며 "여행자 스스로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