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대학입시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달라”고 지시한 가운데 정부 여당이 제도 개편에 나설 전망이다. ‘미세 조정’과 ‘보완’ 혹은 ‘전면 수정’이 될지 개편의 폭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수시 전형 개선, 정시 비율 확대 논의 등이 논의 대상이다.
정부는 이전부터 현행 대학입시제도 개편을 추진해왔다. 학생 선발 전형이 복잡하고 학종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에서다.
정부는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교육제도 개편을 위한 방법론으로 공론화를 택했다.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는 지난해 4월30일부터 8월3일까지 약 3개월간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주관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
시민대표 490명이 숙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교육부가 제시한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 4가지를 평가했다. 그 결과물이 지난해 8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이다.
교육부 발표는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송부한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을 바탕으로 했다. ‘2022학년도부터 정시를 현재의 23%에서 3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육부는 학종의 경우 공정성 문제가 지적될 때마다 조정과 보완 정도로 대응했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논문·공인어학성적·교과 외부 수상실적 기재 금지, 사교육을 유발하는 소논문 금지, 수상경력·자율동아리 기재 개수 제한 등의 방안이다.
수능 중심의 정시 비중이 현재 개편안에서 마련한 30%에서 더 늘어나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국회 정무위에서 나온 ‘정시 50% 확대’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개인의 의견에 불과하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계속 제기되는 학종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학종 공정성을 강화해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면접·추천서 등 각종 비교과활동 위주의 소위 ‘스펙 만들기’에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재력이 개입되는 것을 최대한 어떻게 줄일지가 관건이다. 학교 교과목 내신 반영을 늘리자는 주장도 나온다.
당정은 초정권적·초당적 독립기구이자 교육정책 컨트롤타워인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교육위 설치는 정권에 따라 교육정책이 바뀌는 것을 막고 중장기적 정책 수립을 담보하겠다는 취지다.
국회에 국가교육위 설치안이 제출됐지만 ‘빈손 국회’가 거듭되면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박경미·조승래·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유성엽 무소속 의원안 등 4건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가교육위를 설치하고 논의해야 할 과제도 많다. 대입개편 공약의 핵심이던 ‘수능 절대평가 전환’의 경우 공론화 과정에서 제2외국어·한문만 2022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전환해 단계적 확대에 그쳤다. 국어·수학 등의 절대평가 전환 여부나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 등은 국가교육회의나 국가교육위에서 결정하도록 공을 넘겼다.
국회의 국가교육위 설립 논의가 진척이 없을 경우 정부가 직접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6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국가교육위 설립이 늦어지면 수능 절대평가 등 대입제도 개편을 직접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국가교육위 출범이 계속 늦어지면 수능 절대평가 등 대입개편에 대해 교육부나 (대통령직속 자문위원회인) 국가교육회의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